대남정책-당분간 대화 노력 계속

입력 1994-07-23 00:00:00

김정일이 이끄는 북한이 어떤 대남정책을 구사할지 미리 예측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김정일본인이 대남정책을 포함한 북한의 향후 정책방향에 대해 아직 일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데다 북한 관영매체들의 대남보도태도도 다소 이중성이엿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이 김일성사후 대남정책에 매우 조심스런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 지난 11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연락관 접촉에서 이미 감지된바 있다.당시 북한은 7.25 정상회담이 연기됐음을 통보하면서 김용순 최고인민회의통일정책위원장이 이홍구부총리겸 통일원장관에게 보내는 {편지}의 형식을 취했다. 상당히 정중한 태도를 취한 셈이다.

북한의 이같은 신중한 태도는 물론 김일성사후 권력구도가 정비되지 않았고,따라서 새 지도부의 정책노선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그러나 이와 관련, [남북관계를 가급적 긴장국면으로 몰고 가지 않으려는 김정일의 의도가 내포된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평양방송은 21일 @적십자회담 @7.4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등 과거 남북간 합의사항이 모두 김정일에 의해 주도됐음을유난히 강조,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이 방송은 또 80년들어서도 남한 수재민에 대한 구호물자제공, 남북경제회담,고향방문단 교환등을 주도하는등 [정력적 활동과 세련된 영도로 통일운동사에 탁월한 공헌을 했다]고 찬양했다.

특히 [우리 통일운동사에 특기할 북남사이의 화해와 불가침및 협력교류에 관한 합의서와 조선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 채택과 같은 획기적 사변을가져올 수 있었던 것도 김정일의 영도 덕택]이라고 주장했다.실제로 김정일이 7.25 남북정상회담의 모든 준비를 전담했다는 얘기도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이와관련, 정부 당국자는 [김정일이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전담했다는 정보가있다]고 밝혔다.

만약 김정일이 직접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준비해 왔다면 그가 북한내 최고권력자로 부상한 마당에 김일성의 사망직전 형성된 남북대화 분위기를 거꾸로 돌릴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김용순 김달현 황장엽등 김정일의 측근들이 북한내 개방파로 분류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북한의 대남정책은 앞으로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쪽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같은 전망의 저변에는 또 김정일이 한반도의 안정을 바라는 중국의 입장을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한몫하고 있다.

그러나 김정일이 당분간은 의도적으로라도 남북관계의 긴장을 조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김정일이 내부절차를 거쳐 명실상부한 {수령}으로 오른다해도 김일성과 같은카리스마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내부결속을 다지기 위해 외부로부터의 위협을 조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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