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태(민족통일연구원 연구위원)북한은 심각한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침체에서 기인한 사회적 불안정 상태에서 탈피하기 위하여 핵투명성을 제공하여 국제제재를 모면함과 동시에 대남관계와 미국, 일본을 포함한 대서방관계를 개선할 필요성에 직면한 것이 사실이다. 김일성 주석의 이번 정상회담 제의는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을 통하여 대남관계를 개선하여 한반도에 있어서 평화 분위기를 조성함과동시에 이를 근간으로 대서방관계개선을 도모하기 위한 긍정적 의도의 일면을반영하고 있다고 할수는 있다.
**북 2중목적 가능성**
그러나 북한이 이제까지 IAEA 또는 미국측의 북한핵 시설 사찰 요구를 전면수용하여 핵투명성을 제공함으로써 이에대한 반대급부로 미국, 일본을 비롯한 대서방 관계개선및 대남관계개선 그리고 이들로부터의 경제협력및 원조를유인할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그들의 핵시설에 대한 완전한 핵투명성보장을 거부함으로써 국제적 고립과 제재위협을감수해온 것은 그들의 핵전략과 관련하여 2중목적, 즉 {최소한의 핵옵션(과거핵) 부포기}와 부분적 양보차원(현재.미래 핵개발 동결)이라는 {핵카드 활용}으로 대미관계개선및 미.북한간 {평화협정}체결을 포함한 정치협상을 성사시켜 나가기 위한 부정적 의도에서 연유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따라서 북한이 남북정상회담 제의등과 같은 유화적 자세를 취하여 제재-강경대응식의 대치.대결 국면을 대화협상 국면으로 반전시킨 것은 위의 2중목적을가진 북한의 핵전략 관철을 위한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기인된 측면이 강하다고 판단된다.
핵사찰과 관련한 북한의 돌출행동에 대한 응징조치로서 안보리의 대북 제재조치를 모색해왔으나 중국과 러시아의 미온적인 태도로 인하여 제재의 실현성조차 의심되는 상황에 봉착하였고 이러한 상황은 미국으로 하여금 북한의{과거핵}문제에 대해서는 단계적 협상을 모색하면서 {현재}및 {미래}의 핵동결약속을 받아내는 식으로 제재국면에서 협상국면으로 선회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핵동결조건 준수 여부는 향후 미.북한간핵협상의 진전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3단계회담 진통예상**
결국 북한은 핵동결을 조건으로 미국과 관계개선을 비롯한 정치협상을진행시킬 의도를 가지고 있는 만큼 미국이 핵동결 차원을 넘어서는 요구를 협상의제로 제기할 경우 미.북한 3단계회담의 성공여부는 불투명하게 될 것이며 남북정상회담 성사 역시 의문시 될 수 있을 것이다. 즉 미국이 북한핵의 {현재},{미래}의 핵투명성 보장요구 차원에서가 아니라 영변의 두개 핵의혹 시설에대한 {특별사찰}을 포함한 북한핵의 {과거} 투명성 보장요구에 초점을 맞출경우 제3단계고위급회담은 진통이 예상된다.
김일성 주석은 핵문제와 관련한 미.북한 고위급회담에서 타결을 보게될 정치적 의제 즉, 미.북한 관계개선 및 주한 미군철수로 연결될 수 있는 미.북한{평화협정} 체결등과 관련하여 남북정상회담에서 한국정부의 {정치적 결단}을유도할 것으로 보이는 바, 미.북 고위급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할 경우남북정상회담 개최의 중요성은 그만큼 반감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북한핵 관련 미국의 태도가 힘을 사용하는 강경책 선호입장에서 협상을 통한 해결책에 비중을 둔 방향으로의 선회가 감지되고 있는 만큼 북한과 관계개선을 포함한포괄적 의제를 논의하는 정치협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과거핵 꼭 규명돼야**
이에따라 남북정상회담의 개최는 이의 보완적 차원에서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고려하지 않으면 안될 사항이 하나 있다.그것은 바로 현재 우리의 관심이 지나치게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파생될 수있는 {장미빛} 설계에 집중되고 있지 않느냐하는 생각이 든다. 이는 만에 하나 남북정상회담 개최 자체가 어렵게 되거나 개최되더라도 별의미 없는 결과만을 산출하게 되었을 때 우리정부는 그만큼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는 기우와도 연결된다. 이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정부는 곧 열리게 될 미.북한 3단계고위급회담에서 거론될 가능성이 있는 정치.군사적 의제들 즉 미.북한관계개선, 미.북한평화협정체결 및 주한 미군철수문제 그리고 북한의 핵동결 약속차원에서 {과거핵} 문제 규명등에 관한 철저한 입장정리를 만들어 갈필요가있다.
만약 우리정부가 이러한 정치.군사적 의제에 대한 입장의 혼선을 노정시킬경우 북한은 {회담 분위기가 돼있지 않다}는 것을 구실로 하여 남북정상회담개최 자체를 거부하거나 연기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남북정상들의 만남이 거시적으로는 한반도 통일문제를 위해서도, 미시적으로는 남북한간의 평화정착을 위해서도 중요하고 필수적인 것임에 틀림이 없는 것이기에모처럼 합의에 까지 도달한 남북한정상회담 개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나가기위해서 우리 정부의 세심한 사전주의가 거듭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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