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술도매업체 "개점휴업"

입력 1994-06-22 08:00:00

7대1의 경쟁을 뚫고 어렵게 주류도매업 면허를 얻은 신규 도매업체들이 제조업체들로부터 술공급을 받지못해 말썽이다.개점휴업 상태에 빠진 신규 도매업체들은 술 제조업체의 거래기피가 기존 도매업체의 압력때문이라며 반발해 서로간 감정의 골도 날로 깊어지고있다.주류도매업이란 소주.맥주.양주등 주류 제조업체들로부터 공급받은 술을 유흥업소와 식당 슈퍼에 마진을 붙여 파는 것.

이때문에 면허만 얻으면 쉽게 돈을 남길수있는 장사로 일반인에게 인식되어있다.

지난 5월 대구지방국세청으로부터 주류도매업 면허를 신규 취득한 업소는 대구.경북 각 6곳씩 총 12개 업체.

84개업체가 신청했으나 엄격한 자격심사로 이중 12개 업체에만 면허가 주어졌다.

기존 도매업체는 1백25개소(대구 30, 경북 95).

그러나 신규 도매업체들은 면허를 얻은지 1개월이 지났지만 술 제조업체와거래 약정을 맺지못하고 술도 공급받지못해 고민하고있다.

제조업체들이 내세우는 거래 기피 이유는 거래선을 늘린다해서 술 소비량이느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주류 도매업체간의 과열 경쟁만 부추겨 유통질서를어지럽힐 우려가 크다는 것.

조선맥주 대구지점의 한 관계자는 "신규 도매업체에 술을 반드시 공급해야한다는 의무조항은 없다"며 "일부 품목의 공급물량이 달리는데다 기존 거래선의형편도 좋지않아 신규 거래를 않으려는 것뿐"이라 말했다.

그러나 신규 도매업체들은 이는 핑계일뿐 실제로는 자신들에게 술을 공급할경우 거래를 끊겠다는 기존 도매업체들의 압력때문이라 말하고있다.경북주류도매업협회의 경우 지난달 26일 {신규 도매업체에 술을 공급하는 주류 제조업체의 제품은 일체 구입및 판매를 않기}로 협회 임원업체 대표 25명이 결의했다.

또 지난 3일에는 경북 남.서구 지구 주류 도매업체들이 같은 내용의 다짐을했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주류 제조업체들이 신규 도매업체 12개소에 술을 대줄 경우 기존1백25개업체로부터 미움을 사게되고 시장점유율을 잠식당할 우려도 높아 신규도매업체의 거래 요청을 기피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란 설명이다.신규 도매업체들은 궁여지책으로 21일 면허 허가기관인 대구지방국세청을 집단방문, 도움을 요청했으나 대구지방청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딱한 형편은 이해가 되지만 주류 제조업체들이 의도적으로 출고조절하는등탈법행위를 하는 것도 아닌데다 신규 업체에 술을 공급하라고 지시할 법적 근거도 없다는 것이다.

신규 도매업체 한 관계자는 "서울등 다른 지역의 신규업체들은 술을 공급받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며 "기존 도매업체들이 담합해 신규 업체의 주류 시장 참여를 막으려들기보다는 이미 면허가 주어진만큼 공존의 방법을 찾도록해야할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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