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교육개혁

며칠전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인 교육개혁위원회에서 현행 대학입시제도에 관한 개혁안을 내놓았다가 망신만 당하고 끝나버린 해프닝이 있었다. 이 {사건}을 지켜보면서 느낀 점이 있어 몇자 적어보려 한다.이번 개혁안이 나오게 된 기본배경에 대해 교개위는 현재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고등학교 교육을 정상화시키고 엄청난 사교육비를 유발하는 과열과외의 폐단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개혁안의 기본골자는 대학별본고사를 폐지하고 변별력이 제고된 수능성적과 내신성적으로 합격자를 선발한다는 것이다. 내신성적 제출시에는 생활기록부도 같이 제출케하여 학생선발시 좀 더 탄력성을 부여하고자 했다. 그러면 이대로 대학입시를 시행할 경우에 기존의 문제점이 사라질 것인가. 회의적이다. 그 이유는 교개위에서 내놓은 개혁안이 문제의 근원을 다루는 것 보다는 변방을 건드리기 때문이다.대학입시와 관련된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입시제도 자체만을 바꾸어서는 해결이 불가능하고 좀 더 거시적 차원의 개혁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좋은 대학을 나와야하고, 아니면 대학을 나와야만 행세하는 사회풍토가 개선되어야 한다.

우리사회는 능력이나 실력보다도 {라벨}이 중시되는 사회다. 내용보다 포장이 중시된다는 말이다. 결혼이나 취업, 직장내에서의 승진등에 있어서 {라벨}이 지나치게 중시된다. 특정 개인의 운명이 이 꼬리표에 의해서 너무 지나치게 좌우된다.

따라서 어떤 부모든 이러한 사회의 보이지 않는 {게임의 규칙}을 아는한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자식을 좋은 대학에 보내려하거나 혹은 대학졸업장을따게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하에서는 대학입시에 관한 부모의 관심이 과열되지 않을 수 없고 입시제도가 어떻게 바뀌든 이와 관련한 부작용은 사라지기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