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애스튼대학 두교수 주장

입력 1994-06-03 00:00:00

{내 무덤에 손대는 자에게 저주있을진저} 자신의 신비에 영원한 봉인을 했던셰익스피어지만 문명의 첨병 컴퓨터는 결국 이 대문호의 비밀을 벗겨내고 말았다.근착 {문학과 언어학 컴퓨팅}지에서 애스튼대학의 두교수는 신경망컴퓨터를이용, 셰익스피어의 초기작품중 2편은 명백히 16세기 동시대의 유명한 극작가 크리스토퍼 말로의 것임을 입증했다고 밝혀 문학애호가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대학의 컴퓨터과학자 로버트 매튜시와 인문학자 토마스 메리엄박사는 셰익스피어와 그의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속에 나타난 어휘의 내용과 사용빈도의상관관계및 문체를 비교분석하여 그간 진위가 의심스러웠던 셰익스피어의 2개작품의 진짜작가는 말로임을 밝혀낼 수 있었다고 한다.

컴퓨터 분석의 신빙도는 90%를 상회하는 수준. 셰익스피어와 같은해에 출생,서른도 되기전 파란많은 생애를 의문의 죽음으로 마감한 말로는 케임브리지출신의 박학다식한 젊은 극작가였다.

살아생전 {파우스트박사} {탬벌레인대왕}등의 작품으로 상당한 명성을 누렸던 그는 셰익스피어에 앞선 영국극단의 보배였다. 그간 셰익스피어의 초기작품중 상당부분이 말로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시비가 끊이지 않았을 뿐만아니라작가미상이나 셰익스피어 몫으로 넘겨졌던 작품도 실상은 말로의 것이었다는주장이 비등하게 이어져 왔었다.

28년전 옥스퍼드대학의 컴퓨터학자들이 유사한 주장을 했었으나 이처럼 확실한 {물증}이 나오기는 처음이라 이번 발견의 반향은 적지않을 것으로 보인다.더욱 놀라운 사실은 셰익스피어의 처녀작으로 알려진 {헨리6세} 전3권중 2권과 3권은 말로의 작품을 거의 그대로 베끼다시피했다는 주장이다.메리엄박사는 "당초 배우로 출발했던 셰익스피어가 극작가로 변신하기 위해선 명망있는 작가의 작품을 모방하는게 오히려 당연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단 명성을 얻은 후 보여준 그의 천재성이 초기의 표절에 {면죄부}를 부여한다는 것.

동료 매튜시는 이번 발표는 특히 컴퓨터 기술과 문예연구의 합작품이라는데서 그 가치를 높이 평가받고 있다며 이러한 연구방법이 다른 방면의 신비를캐내는데도 일조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인다.

이번 연구의 계기로는 셰익스피어의 첫번째 성공 바로 직전 말로가 의문의죽음을 당했다는 우연의 일치도 크게 작용한 듯 보인다. 당시 정치적 음모와관련된 스파이혐의 때문에 세인들로부터 사라질 핑계가 필요했던 말로가 선술집에서 말다툼 끝의 죽음을 위장, 멀리 이태리로 달아나 동료배우 셰익스피어를 통해 작품을 내놓았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한때 말로 작품시비로무덤을 열어젖힌 적도 있었지만 셰익스피어의 문명(문명)은 끄떡 없었다.이번 컴퓨터의 개가 또한 셰익스피어에 대한 영국인의 사랑을 견주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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