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북핵상황 악이용은 안된다

입력 1994-03-28 00:00:00

대화로 풀릴듯한 북핵문제가 사찰및 대화거부로 꽁꽁 얼어붙게 되자 결국 유엔 안보리가 최종 해법을 찾아나서게 됐다. 유엔 안보리는 북핵문제를 제재측면에서 풀지않고 어떻게 하더라도 대화를 통한 재사찰수용으로 풀어나가기 위해 {결의안}대신 {의장성명}을 채택하여 북한측에 경고를 주기로 했다.이 {의장성명}을 채택하게 된 배경에는 영국과 프랑스가 강경하게 {결의안}채택을 고집했음에도 중국의 동참을 유도해내기 위해 한단계 낮은 수준의 카드를 뽑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를 더 넓은 의미로 해석하면 유엔 안보리도 한반도에 전쟁이 터지는 것을 원치 않으며 더욱이 최근 북한의 [전쟁불사]니 [서울 불바다]니 하는 호전성 발언을 잠재우기 위해서도 법적 구속력이없는 {의장성명}을 채택하게 된것같다.이 {의장성명}을 두고 이미 중국도 동참의사를 밝혔으며 현재 북경을 방문중인 김영삼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통해 한곳으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이렇듯 북핵문제는 유엔 안보리에서부터 지극히 조용하게 조율되어 가고 있으나 유독 미국만은 한반도 안보문제를 {전쟁전야}쯤으로 인식하고 {군사상황악화}라는 가설하에서 모든 일을 추진하는 것 같아 불안스럽기만 하다.미국의 철저한 준비성은 {유비무환}이란 병가의 일반적 원칙에 맞춰보면 아무거리낄것이 없으나 이런 행위들이 북한을 오히려 자극하지나 않을까 하는걱정도 전혀 배제할수는 없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윌리엄 페리 국방장관은 [한반도에 군사위험이 금방 닥쳐올 절박한 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한.미양국은 철통같은 방위태세를 갖출 필요는있다]며 대포.탐지레이더.아파치헬기.정밀유도 탱크파괴용 무기등을 한국군이갖추도록 권유하고 있다. 또 최근의 보도들은 유엔의 제재조치에 반발한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경우 미국은 F117스텔스전투기와 F15E기를 비롯한 최신전투기를 즉각 투입하기 위해 탄약과 부품의 공급을 늘리고 있다고 했다.미국은 지난해 10월부터 남북관계에 약간의 이상이 있거나 특사교환을 위한실무접촉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때마다 한반도의 군사상황을 우려하면서은근하게 무기구매압력을 넣어 왔다. 패트리어트미사일의 조기배치도 이런틈을 타 들여오게 됐고 아파치헬기 교체도 이에 다름아니다.또 지난1월에는 미국가정보반이 한국에 파견되고 제임스 울시 CIA국장이 다녀가는등 마치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날것 같이 부산을 떨었다. 뉴스만 전문으로 하는 CNN취재팀이 한국의 상황을 취재하러 왔으나 미국의 관리들의 호들갑과는 엄청난 차이를 느끼고 바로 철수한바 있다. 우리는 최근 미국이 취하고있는 {유비무환}원칙에는 찬성한다. 그러나 미국이 만의 하나라도 무기를 팔기위해 한반도의 상황을 조작하거나 확대해석을 한다면 배신감을 느끼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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