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등 {괜찮은}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한 가운데 지난4일엔 {베트남시장}이 터졌다고 해서 경제계를 긴장섞인 흥분속으로 몰아넣고 있다.베트남이 열렸는데 왜 세계경제가 뜀박질을 하고 대구경제까지 덩달아 바빠졌을까.
첫째는 베트남이 그 자체로 {동남아시아 최대의 시장}으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지난75년4월30일 월남이 패망한 이후 미국에 의해 경제봉쇄조치를 당함으로써 지난19년간 외부세계와 차단돼 왔다. 때문에 적어도 미국과 국교가 있는 자본주의 국가들은 베트남에 물건을 팔수도 없고 베트남이 가진 천연자원개발에 참여할수도 없었다.
그 결과 베트남은 지금껏 수출.수입규모가 각 30억달러(93년도기준)규모에불과했다. IMF, IBRD, ADB등 국제금융기관들의 자금제공이 봉쇄됨으로써 베트남은 스스로도 개발의 힘을 얻을수 없게 된 형편이었다.
하지만 베트남은 인구 7천만에 엄청난 천연자원을 가져 문이 열리기만 하면외국자본이 많은 상품을 팔수있고 더욱이 베트남이 자체개발에 나설 경우 굉장한 개발프로젝트도 따낼수 있는 미개발의 땅. 선진자본들이 군침을 흘리기에 이만한 대상이 또 있기 힘든 경우였다.
이런 베트남이 서서히 열릴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86년도. 이때 베트남은 스스로 문을 열겠다는 {도이모이 정책}을 천명한 것이다.여기에 92년도 12월 미국이 경제봉쇄를 일부 해제하고 나섬으로써 분위기는무르익었다. 안에서는 문을 열겠다고 하고 밖에서도 빗장을 풀겠다는 신호를보낸 꼴이었다.
그러나 이때까지도 UN회원국이 아니어서 미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나라만이 접근이 가능했다. 그 결과 베트남 진출의 선두주자가 된건 대만. 89년도에 첫발을 디딘 대만은 작년11월 중국본토보다 베트남을 중시하겠다는 {남진정책}까지 발표, 현재까지 1백17건 15억3천만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외에 홍콩, 호주, 프랑스, 일본 순으로 10억달러 미만의 투자를 하고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93년도부터의 미국쪽 봉쇄부분 해제가 시작되자 국제금융기관이 차관제공에 나서는 가운데 미국, 일본등이 봉쇄완전해제 날짜만 기다리며 엄청난준비를 해왔다는게 국제경제기관들의 설명이다. IMF, IBRD, ADB등은 4개월전(93년10월)부터 속속 차관재개를 발표하고 있다. 현재까지 6억5천만달러 정도가 약속됐고 IBRD는 매년3억달러 정도의 추가 지원을 검토중이다.미국쪽 기업들의 준비는 거의 완성단계로 파악되고 있다. 93년도 1년간 이번의 봉쇄해제 발표를 기리며 이미 3백개의 대기업들이 베트남진출을 허가받았다는 것이다. 이중 15개 이상은 베트남에 사무소를 개설하기까지 했다. 석유개발, 도로및 항만등 건설, 통신, 금융등이 주종이다.
일본은 차관제공으로 베트남을 묶어두는 형세. 월남패망이후에만 7백50억엔을 원조했고 앞으로도 5백20억엔 이상을 제공할 계획이다. 당장 투자보다는차관이라는 끈을 택한 것으로 보이며, 오는 4월 양국합동경제회의가 앞으로의기업진출에 최대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베트남은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위해서만 앞으로 7년이내 4백억달러의 공사를발주할 예정이기도 하다.
이에비해 우리나라는 92년1월 {한주통상}이 처음 발을 들여놓은뒤 지금까지23건, 4천3백만달러를 투자하고 있을 뿐이다. 그외 34건 1억5천만달러 추가투자가 계획돼 있다.
베트남이 이같이 그 자체로 {시장}으로서 주목되기도 하지만, 대구지역 기업에는 {수출기지}로 더 크게 부각되는 측면이 있다. 이것이 베트남 개방에 우리 경제계가 뜀박질하는 두번째 이유이다.
사실 {시장}으로서의 베트남이 주목받는 것은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쪽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베트남특수는 시멘트, 철강, 플랜트, 통신시설등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대구지역 기업은 경공업중심. 섬유, 봉제, 기계설비...등이 강하다.
그렇지만 이러한 대구지역 업계에도 그 나름대로 베트남이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기왕 경제봉쇄를 해제한 미국이 베트남에 최혜국대우(MFA)를 해줄 것이란 기대이다. 그럴 경우 베트남에서 생산된 우리 제품은 별다른 제약을 받지 않고도 미국시장을 파고 들 수 있는 것이다. 그외에도 인도차이나반도.아세안시장.동유럽 교두보로도 주목되고 있다. 말하자면 우리의 우회 수출기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역내 기업중에선 이미 4-5개가 진출중이고 27개업체가 추가 진출의향을 갖고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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