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풍-빠른 변화와 느린 대처

입력 1994-01-22 00:00:00

"땅값은 내리지 않는다"는 토지신화와 "소비는 매년 는다"는 소비확대신화를낳으면서 부심함임을 자랑하던 일본경제도 거품과 엔고 그리고 새흐름이라는급류를 만나면서는 기우뚱하고 있다. 그동안 일반론이 돼왔던 미국쇠퇴론은미제조업의 회복기미와 동시에 자취를 감추고 이번에는 평성불황이라는 일본최장기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을 두고 일본쇠퇴론이 고개를 들고있다. 일본인특유의 엄살이 들어있기도 하지만 구조적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것만은틀림없다.**모든 것은 변한다**

최근 일본기업들 사이에는 "과거의 성공경험이나 모델은 이제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새시대에의 적응을 강조하고 있다. 그것은 지금까지 일본경제의 강점중 하나가 평생고용제였다. 그런데 이제도가 이제는 성장의 걸림돌이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도로는 과감한 인원감축이 있어야하는 경영의 새흐름인 리엔지니어링(구조축)이나 다운사이징(규모의 축소)에 적응하기 어렵기때문이다. 미국기업은군살을 빼고 링위에 선데비해 일본기업은 군살을 붙인채 출전한 꼴이 된 것이다. 게다가 일본 경제구조는 2차산업에서 3차산업으로 이행되고 있는데 비해 종신고용으로 인해 인력이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경제를 더욱 어렵게만들고 있다.

지금은 앨빈 토플러의 예언처럼 소프트위주의 제3의 물결이 몰려온 시대다.그런데 미국서는 벤처캐피틀이 적극성을 띠어 성장기업창업이 활기를 띠고있으나 일본서는 이 자본의 보수적운영으로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의 로렌스 클라인 교수는 서슴없이 일본경제의 부황요인으로 업종선택의 잘못을 들고 있다. 60년대는 일본이 모방이 가능한 자동차등 제조업육성으로 성공을 거두었으나 80년대에서는 창의력이 필요한 HDTV나 슈퍼컴퓨터등을 선택해, 승자가 되지 못함으로써 어려움을 자초했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거의 성장일변도였던 일본은 얼마든지 팔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엄청난 과잉투자를 했다. 그동안 일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미국등 선진국기업이 경쟁력을 회복했고 개도국들이추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일본국민의 검약정신은더욱 일본 경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것은 국민들의 검약은 바로 소비감소를 가져오고 그것은 일본기업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지금 우리는**

정말 무서운 변화다. 어제의 미덕이 오늘의 악덕이 되고 어제의 강점이 오늘의약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미내에대한 대비에는 일가견이 있는 일본이었지만 워낙 무서운 변화였으므로시기적으로 늦었던 모양이다. 이렇게 되자 여기저기서 엄살이 나오고 있다.일본상의회장은 "일본은 마치 거대한 빙산을 향해 전진하는 호화여객선 같다"고 평하나 하면 서택윤일 동북대학장은 "기초과학분야가 부족하므로 8년전부터 경고돼온 불황"이라면서 경영자들은 위기감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새 시대의 변화에 그런대로 적응하는데도 이렇게 비판이 드센데 비해 우리는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앞서 일본의 실패가 모두 우리의 실패로 이어질가능성이 다분하다. 평생고용문제 하나가 다르기는 하나 해고가 어려운 우리실정을 감안하면 크게 다른 것도 아니다. 경제구조의 민주도로의 전환이나 규제완화, 노동문제에대한 의식등에서 과연 얼마만한 개혁의지를 정부나 기업이갖고 있는지 두고볼 일이다.

**앞으로의 과제**

연초 석학 피터 드러커는 KBS와의 대담에서 한국은 80년대말 노사문제에서미일의 전철을 밟은 필요없는 실수를 했었다고 지적했다.

적어도 선진국들이 겪은 실수만은 반복되지않게하는 것이 후진국으로서 갖춰야 할 정책적 기본이 아니겠는가. 새로운 시대가 들어서는데는 대체로 10년이걸린다는 주장이 있다. 베를린사태이후 진행되고있는 신질서의 등장은 UR타결등으로 체제 붕괴의 4년은 93년으로 이미 지나갔고 앞으로의 2년은 새로운방향모색으로 그리고 나머지 4년은 새로운 시대를 담당할 조직과 인재의 등장으로 끝난다고한다. 우리에게는 우물쭈물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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