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 물을 찾기위해 깊은 산속으로 연일 이어지고 있는 발길이 순례자의 행렬을 방불케 한다.전국토가 총체적으로 오염된 마당에 성한 구석이 어디에 있겠는가.식수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공업용수 오염도 차츰 심각해지고 있다.특히 국내 산업이 첨단화하면서 양질의 공업용수를 필요로 하고 있지만 현실은 이에 전혀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공급량 자체가 턱없이 부족한 마당에 질에 신경을 쓸 틈이 없었다. 하지만정밀화학, 전자공업과 보일러용등에는 깨끗한 물이 필수적이다. 오염된 물이공급될 경우 재차 정수해 사용 할 수밖에 없어 생산비가 그만큼 더 먹히게된다.
대구지역 7개 공단의 2천5백여 업체가 필요로 하는 공업용수는 하루평균 25만여t. 그러나 비산염색공단에 공급되는 8만t이 전부다. 구미를 비롯한 울산-온산, 여천-광양, 아산-대산, 시화-반월공단등 국내 대부분 공단들의 용수도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개별 공장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따라서 지하수를개발하거나 인근 하천의 농업 용수를 끌어다 쓸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국립공업시험원이 최근 경남지역 공단들이 사용하고 있는 지하수 수질을 분석해본 결과 대부분지역의 물이 오염돼 정밀화학과 전자산업등에는 곧바로 이용하기에 무리라는 결론을 내렸다.
염화이온 함량조사에서 양산공단의 경우 44ppm을 나타냈으며 마산, 창원 25ppm등 대부분 25ppm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들 지하수는 단순세정용으로는 사용해도 되지만 보일러, 정밀산업에는 그대로 사용할수 없다는분석이다. 특수용도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탈염처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또 금속재질에 대한 부식성조사에서도 대부분 부적합한 것으로 조사돼 냉각수로 사용키 위해서는 방식처리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관석(관석)등을 발생시키는 양이온과 총경도, 전기전도율등에도 문제가 많다는 분석이다.
국내 대부분 공단들도 비슷한 오염후유증을 겪고 있는데 최근들어 농촌지역하천들까지 생활하수등으로 크게 오염되면서 오염치가 계속 높아가고 있다.일부지역에서는 지하수에서 다량의 중금속이 검출되기까지 하고 있으며 경도가 수돗물 80ppm의 12배에 달하는 9백50ppm으로 나타나 공업용에 적합한 연수로 바꾸는데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다는 것.
낙동강과 금호강의 오염이 개선되지 못할 경우 특히 수질이 제품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염색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 되고 있다.금호강의 대표적 오염측정 지점인 강창의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가 지난해 평균 13ppm을 기록했다. 지난 89년의 47.5, 90년 31.6, 91년 29.3, 92년17.8ppm에 비해 크게 개선됐지만 공업용수 3등급에도 못미친다. 3등급 기준은식수 5등급인 10ppm.
낙동강과 금호강이 합류하는 고령지점의 오염치가 4.5ppm으로 공업용 1급을유지하고 있지만 각종 화학물질이 다량 함유된 데다 탁도가 높아 그냥 이용할수 없는 실정이다. 낙동강에 유입되는 하루 2백68만8천t의 생활하수와 공장폐수중 처리과정을 거치는 것은 29.5%인 79만3천t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공업용수로 부적합한 각종 물질이 섞여 있을 수밖에 없다.
영천에서 섬유업을 하고있는 권순영씨(39)는 "공업용수가 부족, 대부분 영천지역공단 입주업체들이 지하수를 개발하거나 인근 하천에서 물을 끌어와 이용하고 있지만 수질이 크게 오염돼 어려움을 겪고있다"며 상수도 공급확대등 근본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국내 공단입주업체들이 공업용수 부족으로 입는 경제적 손실이 연간 6조8천억원을 넘는다는 국토개발연구원의 발표다. 여기다가 공업용수 오염에 따른재처리비용도 천문학적인 수치에 달할것으로 추정돼 결국 공업용수 부족과 오염이 제품생산원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로전국토가 급속하게 오염돼 갈 경우 경제적 손실은 더욱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구시는 공업용수 공급을 늘리기 위해 낙동강 제1취수장의 취수용량 확장공사를 진행중에 있다. 올 연말까지 20만t 생산시설을 갖춰 성서와 월배공단에용수를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토지보상문제가 마무리되지 못해 내년6월로 연기될 전망이다.
물이 자연재에서 경제재로 탈바꿈한지 이미 오래다. 수질오염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 공업용수에 대한 관심은 뒤처지고 있다. 깨끗한식수확보를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오염되지 않은 공업용수 공급을 위한 노력도 경주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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