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기 서양화-정신적 근대성 부족하다

입력 1994-01-15 08:00:00

한국의 근대미술은 인상파로 시작되는 서양의 미술, 일본의 영향을 받은 동.서양화의 도입을 두고 볼때 양식으로서의 근대주의는 존재하지만 가치개념으로서의 근대성은 지극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이는 {한국 근대회화의 근대성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한 김태수씨(맥향화랑대표)의 영남대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미술사 전공)에서 제기됐다.그는 {1910-1945년대 서양화를 중심으로}를 부제로한 이 논문에서 한국 근대회화에 있어 서구미술의 수용은 직도입보다는 거의 일본화된 서양미술을 일본을 통해 간접적으로 수용, 치열한 정신적 갈등을 거치지 않은채 양식화됐다고풀이했다.

일본의 경우 일찍부터 화가와 비평가들의 문예지.미술지를 통한 활발한 논쟁과 가장 일본적인 낭만주의 회화양식에서 출발, 일본적 향토색을 창출함으로써 서구 근대미술을 일본적 감수성과 환경에 토착화하는 바탕이 만들어졌으나한국은 현실적으로 일본 변방의 식민지 화단으로 안주했으며 여과없이 일본의 양식과 가치개념을 받아들이는 우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단순한 양식의 이입에 그쳤을뿐 기존의 재현적.설화적.내용적인 것을 떠나 작가 개인의 해방,개성과 주관성을 추구하는 서구적 근대정신이 극히 취약했으며 이같은 문제점은 해방이후 오늘에까지 한국화단의 모순과 한계에 그책임의 원인을 찾을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1930년대 후반부터 오지호 이인성 이쾌대등 소수의 작가들에 의해 한국적인 주제와 색채의 회화가 나타난 것은 대단히 선구적이며 근대적 자의식의 획득이라고 꼽은 그는 한국 현대미술의 발전.정립을 위해 보다 체계적인 한국 근대회화의 근대성의 검증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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