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새해살림짜기}눈앞이익 급급한 시예결위

입력 1993-12-16 08:00:00

"언론에 의해 한번쯤 두드려 맞을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대구시의회 한 예결위원이 대구시의 새해예산안에 대한 심사를 종결한 이후봉산문화회관등 3개 문화체육회관과 시정동우회 회관 건립비 예산 반영등에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무심하게 던진 말이다.

어찌보면 그 발언은 대구시의 한해 살림살이를 짜는 일에 열과 성의를 다해누가 뭐래도 떳떳하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으로 긍정 해석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여론의 비판쯤이야 아무렇지도 않다는 지방의회 의원의 저돌성 또는무지에서 발로된 언행일 수도 있다.

혈연, 지연, 학연이 얽히고 설킨 대구에서 지방의원이 소신을 갖고 일한다는것이 무척 힘든 일임은 안다. 특히 가장 큰 권한인 예산안 심의란 {대목}을맞아 칼을 한번 휘두르고 싶어도 대구시의 요구를 완전 무시할 만한 논리로무장된 것도 아니고 또 그럴 입장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처럼 대형사업의 추진 여부를 의원 개개인의 지역구 사업과 연계해 {주고 받기식}으로 결정했다면 문제는 다르다. 아쉽게도 문화관련시설 건립, 도로 개설등 몇몇 사업에서 이같은 의구심을 가질여지가 엿보인다. 지난 14일 비공개로 열린 예결위 마지막 계수조정에서 "모의원이 20억원을 가져갔으니 나는 10억원정도라도 가져가야 되지않느냐"는등의 발언이 실제 바깥으로 새나오기도 했다. 예결위 심사가 마라톤 회의로 치달은 것이 {텍스피아-대구}등을 둘러싼 첨예한 의견대립에 따른 것이기도 했지만 예결위원들의 지역구 예산따기 경쟁으로 시간을 낭비한 때문이란 후문도있다.

예결위 위원들은 장시간을 소요하고서도 결국 예측 가능했던 낮은 수준의 결과를 내놓았고 불요불급한 예산을 꼼꼼히 다루는데에는 소홀했고 특히 서민복지와 관련한 예산 배정에도 거의 신경쓰지 않은것으로 지적됐다.{두드려 맞을 각오}라는 얘기가 "한번쯤 비난 받더라도 목전의 이득을 챙기면 그만"이란 생각에서 나온 말이라면 위험한 발상이라 하지 않을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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