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해는 유난히 큰 대형사고로 점철된 사건사고의 해였다.터지는 일마다 {사상 최대} {사상 최악}이라는 말이 붙었다.몇년에 한번 날까 말까한 사고들이 연중 숨돌릴 틈도 없이 계속 터져나와 국민들을 불안케했다.
하늘 땅 바다를 가리지않은 사고로 {육해공 합작}이란 신조어가 유행했고 사고가 난 장소의 이름이 {포}자로 끝나는 우연때문에 {삼포사고}라는 말도 생겼다.
{다음 사고는 지하에서...}라는 바람에 지하철공사장 지하상가 등지에는 안전사고 콤플렉스까지 번졌다.
사건사고는 늘 터질수 있다.
문제는 올해 일어난 사건사고들이 모두 천재지변이 아닌 명백한 인재였다는사실이다.
예방조치와 주의의무를 규정대로만 지켰더라면 얼마든지 피할수 있었다는 점에서 피해자는 물론 국민 모두 느끼는 안타까움은 남다르다.{정작 구멍난 것은 우리 사회의 안전의식}이라는 지적은 그래서 다시한번 되짚어 볼만하다.
93년을 강타한 대형인명사고는 청주 우암상가아파트 붕괴사고(1월7일)로 시작됐다.
그뒤 구포 무궁화호열차 전복사고(3월28일), 논산 서울신경정신과병원 화재사고(4월19일), 연천 예비군 포사격훈련장 폭발사고(6월10일), 해남 아시아나항공여객기 추락사고(7월26일)가 잇따랐다.
한여름까지 계속된 사고는 잠시 멈추는듯 했으나 10월중순 사상최대의 해난사고인 위도앞바다 서해훼리 여객선침몰(10월10일)로 이어졌다.이같은 6대 대형사고로 모두 5백17명의 귀중한 인명이 희생됐다.청주 우암상가아파트 붕괴사고는 가정용 LP가스가 터진 단순사고였으나 부실공사로 건물이 균열돼있다 완전히 무너지는 바람에 28명이나 숨진 전형적인인재였다.
78명이 희생돼 철도사상 최악의 사고로 기록된 구포 무궁화호열차 전복사고역시 지하전력구 건설공사를 맡은 건설회사가 지반에 맞지않는 굴착공법에 무리한 발파작업을 강행한데다 사업발주처인 한전의 감독소홀이 겹쳐 만든 참사였다.
발이 묶인 환자 34명의 목숨을 앗아간 논산의 정신병원 화재는 건물면적이기준에 미달된다는 이유로 소방당국이 안전점검을 않은 형식적 소방업무가 방조한 것이었다.
19명이 숨진 연천 예비군훈련장 폭발사고 역시 안전수칙을 무시한 결과를 보여준 대표적 사고로 지적됐다.
포병출신도 아닌 예비군들을 규정보다 많이 진지에 모아 훈련을 시켰고 포탄의 안전관리도 허술했던 것이다.
해남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추락사고는 66명의 사망자를 내 역시 국내 항공사고 사상 최대 참사로 기록됐다.
목포공항의 열악한 시설, 무리한 착륙시도, 악천후라는 3박자가 빚은 사고의이면에는 영업수지를 위해 안전을 뒷전에 둔 인명경시풍조가 도사리고 있었다.
2백92명이 숨져 올해 가장 큰 인명피해를 기록한 서해훼리 침몰사고도 정원을 무시한 과다승선, 무리한 출항, 운항미숙이 빚은 인재로 충분히 피할 수있는 사고였다.
새정부의 {개혁 바람}을 무색케 한 대형사고는 풀릴대로 풀린 우리 사회의안전의식과 기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사고때마다 헌신적으로 구조작업을 편 주민들의 숭고한 활동이 위안이 됐을뿐이다.
올해 몰아닥친 참사들은 우리가 만연한 물질만능.요령주의에서 벗어나 생명존중의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교훈을 배우지 않으면 언제라도 되풀이될 수있다는 점에서 저무는 세월의 저편으로 흘려보낼 수 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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