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까 말까..." {쌀개방}...농민들 의욕상실

입력 1993-12-03 08:00:00

농촌에 영농의욕이 상실되고 있다. 농민들은 눈앞에 닥친 *객토넣기 *논깊이갈이 *볏짚깔기등 수확후의 농토가꾸기에 손을 놓은채 시시각각 죄여오는 쌀수입개방분위기에 허탈한 상태다. 농민들 상당수는 {영농교육} 받는 일까지외면하고 있어 생계터전인 농촌을 떠날 채비가 아닌가하는 분석도 하고있어충격적이다.추곡수매현장에서는 농민들이 삼삼오오 한데모여 "쌀수입이 개방되면 어떻게대처하느냐"며 서로 되묻고 "벼농사를 포기해야하는 당국의 정책이 원망스럽다"고 개탄했다.

의성지역 농가들의 경우 지난10월이후 객토96hr.논깊이갈이 5천4백hr등 농토가꾸기를 계획했으나 쌀수입개방논의소식이 전해지면서 객토실적은 아직까지전혀없고 다른 영농작업만 지난해의 30-40% 실적에 머물고있다.또한 내년2월까지 실시되는 겨울농민교육수강신청도 8천여명에 불과해 예년의 절반에 미치지못하는등 기피현상마저 뚜렷하다.

상주군 모동면 이동리37 박영화씨(53)는 "쌀수입이 개방되면 적자영농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며 "논2천6백평중 6백평에 포도나무를 심을 계획"이라고 했고 울진군 평해읍 월송2리의 김모씨(56)등 5가구 농가에서는 전답 매각을 희망하고 있으나 원매자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봉화군 춘양.봉성면및 봉화읍 주민들중에는 산나물.딸기.오이등 특작 영농으로 전환하는 농가가 늘고 있으나 "벼농사에 너무 익숙해 시설투자와 기술축적이 안된 상태에서 실패만 되풀이될 것 같다"며 실의에 빠져있다.영일군 농어민후계자회장 김호원씨는 "쌀개방이 확정되면 농토를 버리는 농민들이 많을 것"이라며 "9일예정된 쌀수입반대 경북도대회등을 통해 반대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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