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올림픽 실패 미반응

입력 1993-09-24 12:44:00

*각국 반응이 각양각색이지만 특히 미국의 반응이 재미있다. 한달전부터 "수백명의 정치범을 감옥에 두고 올림픽을 주최한다는 것은 천부당 만부당한 일"이라며 북경개최를 강력 반대해온 미국은 막상 시드니로 결정되자 언제 우리가 반대를 했었느냐는듯 갖은 방법으로 중국에 위로를 보내고 있다. 겁많은미국인들의 속성을 보는듯 하다.*일부에서는 인구 4백만의 시드니가 12억의 중국을 이겼다는 점을 들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고 평가하는 언론이 없지 않지만 대부분의 미국 매스컴들은 "세계인구의 5분의1인 중국인들이 실망하고있다. 다음차례(2004년)는 북경"이라며 중국인들의 실망과 섭섭함을 전하고 있다.

미국이 이같이 중국에 동정을 보이는 것은 두말할 것없이 그동안 인권을 이유로 '북경개최'를 강도높게 반대, 자칫 중국이 분풀이를 하려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때문이다.

*미국은 클린턴 대통령이 앞장서 "중국이 천안문사태 구속자석방등 인권을개선하지 않으면 미국은 2000년 올림픽 개최를 반대한다"고 으름장을 놓았었다. 미하원은 '북경올림픽반대'결의안을 채택했는가 하면 64명의 상원의원은95명의 IOC위원 앞으로 항의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같은 미국의 반대는 유럽대륙에 까지 파급돼 급기야 지난주에는 수십여개국이 속한 유럽의회에서 '북경반대'를 공식 결의하기에 이르렀다. 이바람에 일부에서는 유럽과 아시아,백인과 황색인과의 싸움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콧대높은 중국은 "우리는 제3세계국가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으므로 미국의 지지는 필요없다"며 두고보자는 식으로 미국에 큰소리를 쳤다. 심지어 오는 96년 미국 아틀랜타 하계올림픽에 불참하겠다는 카드로 응수하기도 했다.*이바람에, 두나라간의 감정싸움은 끝났지만 미국은 승자(?)의 기쁨보다 앞으로 중국을 어떻게 달래야 할지 걱정이 태산같다. 당장 96년 미국 아틀랜타올림픽 참가를 종용해야 하고 지하핵실험을 중단토록 설득해야하며 북한의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재에 나서달라고 부탁도 해야한다. 오는 11월 시애틀 APEC정상 회담에 강택민주석이 직접 참석해 달라고도 해야하고 무엇보다도유엔등 국제무대에서도 안보리상임이사국인 중국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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