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제는 제도와 의식개혁을

입력 1993-09-21 08:00:00

21일 국회에서 열린 김영삼대통령의 국정연설요지는 {전진을 위한 개혁} {미래를 향한 변화}를 추구하고 강조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졌다. 문민정부가 출범한지 반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이제부터는 제도개혁과 의식개혁으로 자기정비를 향한 노력이 각계에서 활발히 전개돼야 한다는 것이다.지난 6개월동안 우리 사회는 실로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안기부와 기무사의 기구축소, 군의 개혁, 공직자재산공개, 금융실명제실시등 가히 혁명적인조치들이 잇달아 단행됐고 이 과정에서 극심한 진통도 겪어야 했다. 그러나이러한 결단들이 오직 이 나라를 일으켜 세우겠다는 김대통령의 일념에서 비롯됐음도 인정한다.

또 대통령 스스로 누구로부터도 정치자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앞으로이를 어김없이 실천하겠다고 거듭 강조한 대목도 인상적이다. 참다운 권위와강력한 지도력은 지도자의 솔선수범과 도덕성에서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이에 곁들여 공직자의 재산공개에도 언급하면서 30년이상 쌓인 부정부패를기필코 척결하겠다고 다짐한 것 역시 매우 고무적이다. 권력으로 재산을 만들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뿌리뽑고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릇된 관행이 사라져야만 이 나라가 새롭게 태어날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금융실명제와 관련, 성실한 기업이나 땀흘려 일한 사람들의 부가 정당성을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주장에도 우리는 동감한다. 그러나 리상과 현실간의 괴리가 계속 불거지고 있고, 추진과정에서의 문제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점도 인식해야 하리라 본다. 실명제가 반드시 성공한다는 확신을 갖는것도 중요하지만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 벽에 부딪칠수 있음을 인정해야하는 것이다. 때문에 이의 실천에는 합리성이 뒷받침돼야하고, 일관성이결여돼서는 안된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기 바란다.

국회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대통령의 주문 또한 새겨들을만하다. 정치개혁을위한 깨끗한 선거, 정당의 정경유착단절, 국력을 소진시키는 대결의 정치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은 국회가 입법기관으로서 개혁의 역사적 소임에 앞장설 수 있는 명분이자 대명제로 볼수 있는 것이다.그러나 지금까지의 중대결단들이 대부분 대통령혼자 내린것이란 점은 아쉬운대목이다. 이제는 충분한 사전협의와 검증을 통해 정책이 결정돼야 할 것이다. 시행착오에 의한 국민적 부담이나 고통이 외면당할 수는 없음에서이다.김대통령의 국정연설을 계기로 우리사회의 분위기가 일신되고, 세계로 눈을돌리는 변화가 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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