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신문에서 김영삼 대통령의 성격을 엿볼수 있는 기사를 하나 읽었다. 청와대안에 있는 구일본총독관저에 관한 것인데 조달청이 모 건설회사와 4억4천여만원에 철거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부산의 한 건설업체가 관저건물을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 있게 해주면 철거작업을 공짜로 해주겠다는 제의가 있었다한다. 그 건설업체는 관저건물을 관광단지로 옮겨 역사교육장으로활용할 계획이라는 것이다.청와대비서실은 철거경비도 절감하고 건설회사의 계획도 괜찮은 것같아 대통령에게 보고했는데 한마디로 [안된다]는 것이었다한다. 대통령은 보고를 했던총무수석에게 [요즘도 친일파가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일본잔재의 청산차원이니만큼 하나의 흔적도 남기지말고 없애야한다]는 뜻을 보였다는 것이다. 여기서 대통령의 움직일 수 없는 고집을 읽을 수 있었다.
일본잔재를 없애기위해 헐어버린다는데 철거비용이 들더라도 헐어없애야지무슨 딴소리냐는 요지부동의 입장이다. 농담으로 한 소리같지만 총독관저를보존하려는 사람을 친일파로 매도까지 했다. 절대보존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대통령의 고집은 과연 소신일까 아집일까 헷갈리는 대목이다.일본의 잔재에 호감을 갖는 우리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혐오의 대상인 일본잔재라도 우리를 깨우쳐 도움을 주는 사물이 될 수도 있다.비록 지난날 일본총독이 기거하면서 우리민족을 탄압했던 건물이라해도 건설업체의 생각처럼 역사교육장이 될수도 있다. 구태여 한풀이하듯 헐어버리는고집은 이견이 전혀 비집고 들어갈 수없는 아집으로 볼수도 있다.지난 25일로 이 나라를 반년동안 통치한 김영삼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특유의돌파력에 의한 {솔로 플레이}로 내려졌다. 지난 6개월동안은 여야의 정치도없고 나각도 없고 대통령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며 개혁바람을 일으켜왔다는평가다. 대통령의 생각대로 통치되고 국정이 요리됐으며 국회나 내각은 대통령의 질풍같은 돌파에 넋을 잃고 있었고 내각은 제자리를 잡지못하고 우왕좌왕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통령의 통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참모도 별로 없었던것같고 단지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구경만 하거나 시키는대로 따르는 것이 대통령 주변의 모습이었다는 평가다. 이처럼 주변의 참모들이 제대로 할일을 못하고 있을때 결정권자는 소신보다 아집으로 흐르는 결정을 내릴 위험이 높다.지난 6개월동안 통치해온 김영삼대통령의 주변참모들이 너무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소신보다는 아집이 끼어든 통치권자의 결정이 없지않았다고 볼수 있다. 견제나 충정어린 조언이 없는 결정권자의 결정엔 소신보다는 자신에 도취된 아집이 크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김대통령은 거리낌없는 통치를 했다. 많은 정책 결정들이 국민들을깜짝 놀라게하는 것들이었고 그것들은 대체로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는 사안들이어서 절차상의 하자가 설령 있더라도 문제제기없이 넘어가곤 했다. 대통령은 절대적인 지지속에 자신에 가득찬 국정 수행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감히 누가 대통령의 뜻에 이의를 제기하겠느냐}는 분위기가 눈치만 보는 참모진을 짓눌러왔고 이것은 결국 대통령의 단독 돌파에 의한국정수행으로 표출되는 바람직스럽잖은 현상을 낳았던 것이다.참모들이 맥을 추지못할때 보스는 자신도 모르게 자만에 빠질 수 있고 일의처리는 아집으로 결정되기 쉽다.
지금의 정부가 이와같은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우려를 하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이런 현상은 참모진의 무능으로 보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이제부터는 새 정부가 추구하는 제2단계 개혁의 시작이다. 법과 제도를 마련해 신한국의 기초를 닦아야 한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대통령주변에 무능한 참모들이 포진해 대통령의 독주만구경하면 대통령이 아집에 빠지는 것을 막을수 없다. 대통령이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소신을 갖고 통치권을 올바로 수행토록해야 신한국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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