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부신중.사천왕상조각 매우 섬세

입력 1993-08-07 08:00:00

경북 달성군 옥포면 반송리 {용연사석조예단}(보물 제539호)은 우리나라 불교 계율의 시조인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모셔온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한사리탑으로 불교사적인 의미와 17세기 석조.조각 예술의 우수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광해군 5년(1613)에 조성된 이 계단은 통도사 김강계단을 그대로 재현했지만 그곳처럼 승려자격을 부여하는 비구계가 이뤄지는 곳은 아니다.용연사 적명보궁 정중앙 바깥 위쪽에 설치된 이 계단은 사각형으로 2중 기단을 구성하고, 돌종형 탑신을 안치하였다. 2단으로 사각형 기단을 구성하고,아래층 기단 면석에는 팔부신중을, 기단 바깥 네 모서리에는 사천왕상을 각1구씩 배치하였다. 전면에는 배례석과 석등을 배치, 단조로운 사리탑 구조를벗어나서 장엄함과 균형미를 지니고 있다.높이 180cm, 폭 64.5cm인 탑신은 조선시대 후기에 이르러 크게 유행한 일반적인 석종형으로 하단부가 약간 좁아지고, 중간 배가 넓으며, 상단부에 이르면서 차차 좁아지고 있다. 두어 차례나 도난당했다가 되찾은 화강암 사천왕상은 진신사리를 보호하는 1m 크기 내외의 수호상으로 섬세하게 조각돼 있다.어른들이 짊어지고 갈수 있는 크기라 또다시 도난당할까봐 현장에 재배치되지못하고, 경내에 보관중이어서 아쉽다고 용연사주지 지성스님은 밝혔다. 1934년에 중수, 주변을 정화하였으나, 석조계단에 어울리지 않는 철책과 탑신부에 발라놓은 시멘트가 일부 떨어져나가기도 했다. 부도와 함께 조성된 석등은화사석 부분이 약간 기울어진 상태다.

이 계단은 서산대사의 명을 받든 사명대사에 의해 조성됐다. 당나라에 구법여행을 다녀온 자장율사가 이운해 왔던 진신사리 두과는 원래 통도사에 봉안됐었다. 임란때 왜적이 사리탑을 파괴하고 이를 훔쳐가자 사명대사는 격문을보내 반환해온 뒤 서산대사의 뜻을 받들어 한과는 통도사에 또 한과는 태백산 보현사에 안치케했다. 그러나 전란중이라 공사를 할 수 없어 보현사 대신치악산 각림사에 봉안되게 됐다. 그후 청진스님등이 다시 비슬산 용연사로옮겨, 통도사 금강계단 양식 그대로 용연사석조계단을 조성했다고 {석가여래부도비명병서}는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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