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하는 {실세}와 {실세}배웅객수 큰 차

입력 1993-06-25 00:00:00

최근 여권내에서는 극히 대조적인 일이 벌어졌다. 그것은 외유길에 나서던민주계 양대 거물 최형우의원과 서석재전의원의 출국공항현장에서 생겼다. 지난 16일 최전사무총장의 출국때는 10여명의 국회의원을 포함, 1백여명의 환영인파가 북새통을 이룬데 반해 24일 서전의원의 출국때는 1년간의 장기외유인데도 민자당내 민주계의원들은 물론 현역의원은 단한명도 눈에 띄지 않고 썰렁했던 것이다.최전의원은 자식문제로 사무총장자리를 내놓았지만 아직도 실세구실을 하고있는 현역의원이고 서전의원은 의원직도 가지지 않은 민주계소속의 일개 정객에 불과해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바는 아니나 서전의원은 자신의 비리가 아닌 억울한 희생양이었다는 점에 비춰 평생을 동고동락한 민주계인사들의 처신은 납득하기 힘든다. 야당시절 옥고를 치르고 길거리에서 최루탄을 맞으며 쇠돌처럼 뭉쳐졌다던 의리와 정은 온데간데없는 듯하다. 민주계인사들도 권력실세들을 좇는 것 같다. 과거정치권 인사들의 구습을 그대로 배우는 것 같다.정가에서는 이번 두인사의 출국공항해프닝을 보면서 이구동성으로 역시 [권력은 무섭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권력실세들을 향한 몸부림이 너무나 애처로울 정도로 강하다는 점을 다시 일깨워주었다는 얘기들이다. 이에 대해서는 민주계인사들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사실 한국의 정치권을 한마디로 말하라면 권력지향을 추구하는 인사들의 결집체라는 사람들도 있다. 실세들따라 움직이는 현상은 민자당내 민정.공화계가 더 노골적이라는데는 이론이 별로 없는 편이다.

최근 새정부가 들어선이후 민정.공화계가 수적우세에도 불구, 민주계에게 주도권을 뺏기고 실컷 두들겨 맞았지만 반항할 기색은 전혀 없다. 물론 새정부의 개혁조치들에 전적인 찬동을 하고 있다면 이해가 가지만 요즘 속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아닌것 같은 인상이다. 개혁에 대한 불만이 많다. 사회가온통 얼어붙고 민주계의 국정운영이 미숙하다는 점을 들고 있으면서도 소위대통령과 개혁실세들에게 찍힐까봐 숨죽이고 있는 모습이 뚜렷하다. 이제는이런 정치풍토가 바뀌어야한다는 생각이다. 권력실세지향적인 자세를 과감히버리고 소신있는 발언을 주저없이 하는 정치권으로 거듭나야 한다.이번 민주계 양{거두}의 출국장면이 시사해주고 있는 점은 신한국건설 출발점을 {권력지향적인 사고와 행태}의 척결에서 찾아야한다는 사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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