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화단-{늦깎이 개인전} 잇따라

입력 1993-06-12 08:00:00

향토화단에 40.50줄 들어 첫 작품전을 갖는 {늦깎이 개인전}이 잇따르고 있다.50대의 중견서양화가 민태일.이경직씨, 40대후반 서예가 정성근씨, 40대초.중반의 서양화가 전재경씨, 한국화가 최명순씨등이 봄시즌 이후 6월중순 현재까지 첫 작품전을 가졌거나 열고 있다.

{가능한한 빨리 자기존재를 화단에 알리는} PR시대의 가치관 확산에 따라 빠르면 20대중반, 늦어도 30대초에 첫 작품전을 갖는 것이 일반화된 요즘 40.50대작가들의 조심스런 첫선은 그때문에 상대적으로 화제를 낳는다.서양화가 민태일씨(대구공업전대 부교수)는 꾸준한 작업과 적지않은 작품량에도 불구, 개인전을 갖지 않은 경우이며, 서양화가 이경직씨는 종래의 국전과 기성화단에 비판적인 자세를 가져왔으며 거의 은둔생활을 해왔다.그간 작품전을 갖지 않은데 대해 민씨는 [대중들에 작품을 보여준다는 것에큰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고 밝히고, 이씨도 [개인전은 죽을 때까지 한번열 수도 있고 안 가질 수도 있는 것]이라며 여유를 보인다.반면 한국화가 최명순씨는 [후배들의 작품전 팸플릿을 자주 받게되면서 압박감이 생기더라]고 터놓았으며, 서양화가 전재경씨는 [개인전을 갖는 것이 웬지 두려워 한해 두해 미루다보니 늦어졌다]며 후련해한다.다소 늦은 작품전인만큼 규모의 대형화, 작품의 원숙미등이 두드러진 것은이들 {늦깎이전}의 특징으로 꼽힌다.

황색을 주조로 70년대부터 최근작까지 작업흐름을 망라한 민씨의 작품전은벽아갤러리 지하전시장, 지하로비, 1층전시장등 전관을 채운 대형전시회로 눈길을 끌었으며 독특한 조형어법과 색채감각이 호평을 받았다.대구미술대전의 초대작가,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는 서예가 정성근씨 역시 봉성갤러리의 A.B전시장을 꽉 채운 한글.한문.사군자등의 대형역작들로 원숙한작품성을 과시했다.

첫 작품전으로 많은 충고와 격려를 받았다고 입을 모으는 이들은 이를 계기로 한층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민태일씨는 매년 개인전을 가질 계획이며 재야작가의 이미지가 강했던 이경직씨는 이번 작품전(13일까지 한성갤러리)이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시작의의미]라면서 내년엔 서울전시회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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