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한인간호협회, 대부분 80대 고령으로 경험과 정신 후대에 전할 시간 부족
박 회장 "초청해준 구미에 감사, 책임감·성실·사명감 가치 남기고 싶어"
"우리의 역사와 정신이 잊히지 않고 다음 세대에 전해졌으면 합니다."
고국을 방문한 박소향 재독한인간호협회장은 지난 23일 인터뷰에서 파독 간호사들의 역사를 기억하고 계승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60년 전 낯선 독일 땅으로 건너가 조국의 경제발전과 가족의 생계를 위해 헌신했던 간호사들이 대부분 고령에 접어들면서 이들의 경험과 정신을 후대에 전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우려에서다.
제18대 협회장을 맡고 있는 박 회장은 경북 포항 출신으로 1979년 독일에 파견됐다. 지난해 박정희 대통령 서거 46주기 추도식에 이어 올해도 추도식 참석을 위해 고국을 찾았다.
이번 방문에서는 바쁜 일정 탓에 고향 포항 앞바다의 모래조차 밟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고국에서 보내는 1분 1초가 소중하다고 했다.
현재 재독한인간호협회 정회원은 약 350명이다. 독일 전역에 흩어져 생활하는 회원들은 독거노인과 환자, 저소득층 등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대상으로 의료봉사를 펼치고 있다. 직접 봉사에 나서는 것을 비롯해 봉사자와 수혜자도 연결해 현지 복지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사명감은 여전히 크지만 세월의 흐름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박 회장은 "지금은 가장 젊은 회원도 72세일 정도로 대부분 고령인 데다가 고국으로 돌아오고 싶어도 부모님이나 형제자매가 세상을 떠나 마땅히 돌아갈 곳이 없는 분들도 있다"고 했다.
이어 "독일에서 오랜 세월 살아왔지만 발전한 고국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 하는 분들도 많다"며 "파독 간호사들이 한국에서 한 달 살기와 같은 체험을 할 기회가 마련된다면 고국과의 유대감을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박 회장이 안타까워하는 것은 파독 간호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파독 간호사의 역사와 독일로 떠나게 된 배경을 사람들에게 일일이 설명해야 할 만큼 이들의 존재와 헌신이 잊혀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파견 60주년을 맞아 90여 명이 기념행사에 참석할 수 있게 돼 뜻깊지만 고령인 회원들이 대부분인 만큼 10년 뒤 70주년에도 이런 자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걱정이 크다"며 "파독 간호사들이 살아온 삶과 그 안에 담긴 정신을 지금부터라도 더 많은 사람이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후대에 전하고 싶은 가치로는 책임감과 성실함, 사명감을 꼽았다. 낯선 언어와 문화 속에서도 맡은 일을 묵묵히 해내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조국의 발전에 힘을 보탰던 파독 간호사들의 삶과 정신이 다음 세대에도 온전히 전해지길 바란다는 뜻이다.
끝으로 박 회장은 "박정희 대통령이 이끈 산업화의 역사는 대한민국이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발자취를 보여주는 소중한 기록"이라며 "그 시절 조국을 위해 헌신했던 파독 간호사들의 삶도 함께 기억해 주길 바라며 이러한 역사와 정신을 지켜나가는 데 힘써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