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농기계 사고로 5년간 165명 숨져…90.9%가 60대 이상

입력 2026-10-21 16: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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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계 사고 사망자 90.9%가 60대 이상…고령층 피해 집중
일반 교통사고보다 치사율 11배 높아…"안전대책 시급"

지난 14일 경북 포항시 북구 기계면 성계리의 한 농로에서 콤바인이 약 5m 아래 경사지로 추락해 소방대원들이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포항북부소방서 제공
지난 14일 경북 포항시 북구 기계면 성계리의 한 농로에서 콤바인이 약 5m 아래 경사지로 추락해 소방대원들이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포항북부소방서 제공

경북에서 농기계 사고로 60대 이상 고령층이 매년 30명 넘게 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달까지 약 5년간 경북 도내 농기계 사고 관련 소방 출동 건수는 모두 3천137건이며 사망자 수는 165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60대 이상은 150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90.9%를 차지했다.

부상자도 고령층에 집중됐다. 부상자 2천773명 중 60대 이상은 2천397명으로 전체의 86.4%에 달했다.

농기계 종류별 소방 출동 건수는 경운기가 1천968건(62.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타 농기계 482건(15.4%), 트랙터 481건(15.3%), SS기 162건(5.2%), 콤바인 44건(1.4%) 순이었다.

고령 농민의 농기계 사고는 안전장치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경운기는 안전벨트나 에어백 등 운전자 보호장치가 없다. 또 보행형 경운기의 경우 운전자를 보호하는 차체나 운전석 자체가 없어 전도·전복 사고가 발생하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구형 경운기나 트랙터를 모는 경우 후미등이나 반사판이 설치돼 있지 않아 야간이나 새벽 시간대 농기계 교통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북 지역은 길이 험한 농로가 많아 시력·청력 및 반응속도 저하 등으로 돌발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어려운 고령 농민이 경운기를 운전하다 전도되는 사고도 발생해 큰 사고로 이어지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 14일 포항에서는 90대 남성이 콤바인을 몰고 농로 오르막길을 오르다 5m 아래 경사지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농기계 교통사고의 치사율은 일반 교통사고보다 10배 이상 높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농기계 교통사고의 치사율은 15.4명으로, 농기계를 제외한 전체 차종 교통사고 치사율(1.4명)의 11배에 달했다. 치사율은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를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농기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교육과 안전장치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성수 한국교통안전공단 대구경북본부 교수는 "경운기와 농업용 트랙터는 운전면허가 없어도 운전이 가능하며 자동차와 달리, 정기 검사 의무화도 도입되지 않았다"며 "고령 농민을 대상으로 한 안전교육 강화 및 제도 점검과 농기계 안전장치 개발·보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