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니 내각, 밀라노에 군 500명 투입·폭력시위 최대 징역 5년

입력 2026-10-21 15: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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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 21일 긴급령 승인…5인 이상 공공안전 위협 시 최대 징역 5년·벌금 2만 유로

밀라노 대성당 앞에서 경찰·시위대 충돌로 발생한 화재. AP 연합뉴스
밀라노 대성당 앞에서 경찰·시위대 충돌로 발생한 화재. AP 연합뉴스

이탈리아 내각이 21일(현지시간) 밀라노에 군 병력 500명을 파견하고, 폭력 시위 참가자에게 최대 징역 5년을 부과하는 긴급령을 승인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17~18일 이틀간 밀라노 등 이탈리아 북부 도시에서 벌어진 시위가 약탈·방화로 번진 데 따른 것이다. 복면을 쓴 일부 청년들이 상점 창문을 부수고 물건을 훔치거나 불을 질렀으며, 경찰과 충돌했다. 시위의 배경에는 연료·에너지 가격 급등, 높은 임대료, 낮은 임금, 공공서비스 악화에 대한 분노가 깔려 있다.

연행된 200여 명 가운데 80%가 미성년자였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소셜미디어 영상에서 어린 시위 참가자들이 많다는 사실이 "고통스럽고 두렵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국방부는 파견된 군 병력이 주요 시설 보안 강화, 민감한 지점 감시 확대, 모니터링 강화를 맡는다고 밝혔다. 파견 기간은 연말까지다.

긴급령은 즉시 발효됐다. 5인 이상이 집단으로 시위 중 공공안전을 위협할 경우 최대 징역 5년, 최대 2만 유로(약 2,97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복면을 착용하거나 부상자가 발생하면 형량이 가중된다.

미성년자 관련 조항도 강화됐다. 경찰은 14~17세 청소년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더라도 위험성이 있다는 증거가 있으면 예방적으로 구금할 수 있다. 이는 기존에 성인에게만 적용되던 권한을 미성년자로 확대한 것이다. 시위 중 재산 피해에 대한 배상 책임은 시위 참가자가 지며,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가 책임을 진다.

멜로니 총리는 내각 회의 직후 소셜미디어에 "파괴하고 훔치는 것은 시위가 아니라 범죄이며, 국가의 대응은 단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초 예상됐던 군인에 대한 경찰권 부여는 이번 긴급령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이 반대 의사를 표명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사태는 인접국 프랑스의 상황과도 맞닿아 있다. 프랑스에서도 같은 주말 수십만 명이 거리로 나선 시위가 수년 만에 최대 규모의 폭력 사태로 번졌다. 멜로니 정부는 북부 폭력 시위와 별개로 남부에서도 압박을 받고 있다. 경유 가격 급등과 생활비 상승에 반발한 트럭 운전사들이 도로 봉쇄를 이어가며 공급망을 교란하고 있다. 북부와 남부 시위대 모두 물가 상승이 가정을 빈곤으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번 긴급령은 60일 이내에 의회에서 법률로 전환돼야 효력이 유지된다. 야권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멜로니 총리로서는 2027년 총선을 앞두고 물가 불만 민심을 관리해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