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잃으면 트럼프 레임덕 가속…상원은 박빙 승부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하원 435석 전체와 상원 100석 중 35석의 주인이 결정된다.
이번 선거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동안 의회 권력 지형을 바꿀 분수령이다. 연방 입법 방향뿐 아니라 주요 연방직 인사 인준 권한도 어느 당이 상원을 장악하느냐에 달려 있다.
중간선거는 거의 항상 현직 대통령과 그 당에 대한 심판 성격을 띤다. NBC뉴스 여론조사 평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8%다. 의회 장악 선호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52%, 공화당이 43%를 기록하고 있다. 일반 의회 선호도 여론조사 평균에서도 민주당은 공화당을 약 9%포인트 앞서고 있다.
하원에서는 민주당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하원 다수당이 되려면 218석이 필요한데, 민주당은 현재보다 3석만 더 확보하면 하원을 탈환할 수 있다. 하원 435석 가운데 실제 경합지는 약 50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지역구는 이미 당선자가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선거 예측 사이트 폴리웨이브는 민주당의 하원 장악 가능성을 85%로 추산했다. 예측 베팅 거래소 칼시는 민주당의 하원 승리 확률을 91%로 제시했다. 평판 있는 예측 기관 대부분이 민주당이 최대 15석 차이로 하원 다수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원 경쟁은 더 치열하다. 공화당은 현재 상원 53석을 보유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45석이다.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려면 4석을 순증해야 한다. 부통령이 상원 동률을 깨는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기 때문에, 민주당은 50석 동률이 아닌 51석을 확보해야 실질적인 다수당이 된다. 칼시 기준으로 민주당의 상원 장악 확률은 64%다. 텍사스·캔자스 같은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도 진보 성향 후보들이 선전하면서 민주당의 경합 지역이 늘었다.
10월 20일 기준 선거 예측 모델 'FLIPR'에 따르면 민주당의 하원·상원 탈환 가능성이 최근 며칠 사이 새로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의회 다수당이 바뀌어도 입법 효과는 제한적이다. 하원은 단순 과반으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상원에서는 필리버스터를 막으려면 60석의 초다수가 필요하다. 소수당이 60석 초다수를 막으면 법안을 무기한 지연시킬 수 있다.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려면 상·하원 모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이 같은 초다수 동의가 실현된 마지막 사례는 2021년 1월, 트럼프 1기 임기 말 국방예산법안 처리 때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한 뒤 공화당 의원들의 지지가 급격히 빠지면서 거부권이 무력화됐다. 올해 들어서는 주택 공급 확대 법안이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상·하원에서 거부권 저지 가능한 초다수 찬성으로 통과된 사례도 있다.
공화당은 현재 하원 218석, 상원 53석을 보유하며 입법·행정부를 동시에 장악한 '트리펙타'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 체제 아래서 공화당은 이민세관단속국(ICE) 예산 증액과 2025년 세제 개편법 일부를 통과시켰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대표 공약으로 내세운 연방 유권자 신분증 의무화 법안 'SAVE America Act'는 민주당 반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관세 문제에서 일부 공화당 의원이 트럼프와 다른 표를 던졌고,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과 관련한 의회 권한 주장 표결에서도 이탈표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3선에 도전할 수 없는 만큼, 2028년 선거를 의식한 공화당 의원들이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거리를 둘 가능성도 있다.
만약 공화당이 상원은 유지하되 하원을 잃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직 인사 인준 권한은 지킬 수 있지만 입법 주도권은 상실하게 된다. 수백 개에 달하는 연방 주요 직위가 상원 인준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상원 다수당 지위는 행정부 운영에도 직결된다.
투표일은 11월 3일이다. 개표 결과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나머지 2년 입법 방향과 인사 권한이 결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