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전 특검, 대장동 금품 2심 징역 6년…1심보다 1년 감형

입력 2026-10-21 13:54:06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변협 선거자금 수수 2억원 인정, 벌금·추징 각 2억원…보석 상태 유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업자로부터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항소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5-2부(이희준·성언주·원익선 고법판사)는 2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특검에게 징역 6년과 벌금 2억원을 선고하고 2억원 추징을 명했다. 함께 기소된 양재식 전 특검보에게는 징역 5년과 벌금 2억원이 선고됐다.

1심은 박 전 특검에게 징역 7년과 벌금 5억원, 추징금 1억50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서는 징역형과 벌금이 줄어든 반면 추징금은 늘었다. 양 전 특검보는 1심에서 징역 5년과 벌금 3억원, 추징금 1억5000만원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형량이 일부 감경됐다.

박 전 특검과 양 전 특검보는 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였다. 2심 재판부는 이날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이들을 재구속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경과와 주요 증인 관계, 제반 사정을 비춰 보석 취소 사유가 있지 않다"고 밝혔다.

감형의 핵심은 유죄로 인정된 금품 수수액이 줄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박 전 특검이 대장동 민간업자인 남욱 변호사로부터 변협 회장 선거자금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를 1심과 같이 유죄로 인정했다. 당시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이었던 박 전 특검이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은행 업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고, 금품 수수와 직무 사이에 대가 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1심과 달리 선거자금 명목으로 받은 것으로 인정되는 금액을 3억원에서 2억원으로 줄였다.

나머지 1억원에 대해서는 남 변호사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아 실제로 전달됐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2억원 전액이 박 전 특검에게 선거자금으로 전달된 것으로 보고 추징은 박 전 특검에게만 선고했다.

이른바 '50억 약정' 혐의는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였다. 재판부는 관련자 진술 등을 종합할 때 50억원 지급 약속이나 그 전제가 되는 여신의향서 발급 청탁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박 전 특검이 대장동 사업 관련 청탁 대가로 5억원을 받았을 당시 이미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단도 덧붙였다.

재판부는 화천대유자산관리에 근무하던 딸을 통해 대여금 명목으로 11억원을 받은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당시 박 전 특검과 딸이 독립적으로 생계를 유지한 만큼 경제적 동일체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200억원과 단독주택 부지 등을 약속받은 혐의는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는 이유로 1심과 같이 면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양형 배경을 밝히며 박 전 특검을 강하게 질타했다. 재판부는 "금융기관의 사업은 공공적 성격을 지니고 국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준다"며 "피고인은 검사로 오래 재직하며 이를 알면서도 범행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박 전 특검은 선고 후 취재진의 질문에 "됐습니다"라고만 말하고 법원을 떠났다.

'50억 클럽' 의혹은 2021년 공개된 녹취록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고위 법조인과 정치인 등에게 50억원씩 챙겨줘야 한다고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이 가운데 박 전 특검과 곽상도 전 의원이 50억원 수수와 관련한 혐의로 기소됐다. 곽 전 의원은 1심에서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무죄를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