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대 뽑더니 국화 꽃 한송이…22만명 가슴 울린 소방관 추모영상 보니

입력 2026-10-21 11:42:14 수정 2026-10-21 11: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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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소방관 삼촌
유튜브 소방관 삼촌

물이 담긴 유리컵에 꽂힌 노란 빨대가 흰 국화꽃으로 바뀐다. 별다른 설명도, 대사도 없는 짧은 영상은 국화 한 송이와 함께 순직한 소방관을 향한 추모의 메시지를 전했다.

소방 예산을 둘러싼 정치권의 이른바 '빨대 발언'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직 소방관이 공개한 이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

충북 진천소방서 소속 나경진 소방교는 지난 20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소방관 삼촌'에 '빨대'라는 1분 8초 분량의 영상을 올렸다. 경기 부천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를 추모하기 위해 제작한 영상이다.

영상은 물이 담긴 유리컵에 노란 빨대 하나가 꽂혀 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잠시 뒤 근조 리본을 단 나 소방교가 흰 국화꽃 한 송이를 들고 등장한다. 그는 컵에서 빨대를 뽑은 뒤 그 자리에 국화꽃을 꽂고 조용히 자리를 떠난다.

영상은 별다른 대사 없이 이어지다 "고 김진석 소방위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로 마무리된다. 나 소방교는 설명란에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소임을 다하신 고 김진석 소방위님의 명복을 빈다"며 "해당 화재 현장에서 활동하신 동료 선후배분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적었다.

21일 오전 11시 30분 현재 조회수 22만여회를 기록 중인 이 영상은 최근 정치권에서 불거진 소방 재정 관련 발언 논란을 떠올리게 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와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 예산을 언급하며 사용한 '빨대' 표현이 소방관을 재정 부담의 원인처럼 묘사했다는 비판을 받은 상황에서 '빨대'를 소재로 한 추모 영상이 공개된 것이다.

논란이 이어지자 민주당 지도부는 21일 추 지사와 부 의원에게 경고 조치를 내렸다. 조계원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가 두 사람에 대한 경고에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논란은 추 지사가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소방 재정 문제를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추 지사는 소방 예산의 지방자치단체 부담 문제를 설명하며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발언했다. 소방공무원을 재정 부담의 원인으로 보는 듯한 표현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추 지사는 지난 17일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김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발언을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추 지사는 지난 19일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소방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다시 사과했다.

부 의원의 발언은 논란을 더욱 키웠다. 그는 지난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지만 관련 예산의 상당 부분을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한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재정을 진짜 쭉쭉 빨아먹는 거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날은 부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김 소방위의 영결식이 열린 날이어서 비판이 거세졌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부 의원에게 엄중 경고하고 당 윤리심판원에 직권조사를 지시했다. 부 의원은 다음 날인 20일 "제 발언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소방공무원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