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없이 72시간, 아이들의 뇌는 어떻게 달라졌나…TBC 다큐 '0.5초의 전쟁'

입력 2026-10-20 18:3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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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1시, TBC 특집 다큐멘터리 방송
호주·미국 등 청소년 SNS 규제 움직임 현지 취재
"대화·연주·산책·독서 등 주의력 회복 출발점"
대구 중학생 20명 '스마트폰 디톡스' 실험 결과도
"국내 청소년 SNS 보호법 제정 마중물 되길"

TBC 특집 다큐멘터리
TBC 특집 다큐멘터리 '0.5초의 전쟁' 촬영 현장(호주). 제작진 제공

릴스나 쇼츠를 하나만 보려다 어느새 수십 분이 지나버린 경험은 이제 낯설지 않다. 손가락으로 화면을 밀어 올릴 때마다 취향에 맞는 새로운 영상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짧은 길이의 영상에 익숙해질수록 긴 콘텐츠 하나에 온전히 집중하기도 쉽지 않다. 성인도 무심코 시간을 빼앗기는 숏폼과 소셜미디어(SNS) 환경에서 성장기의 청소년들은 어떨까.

TBC는 청소년의 SNS 과의존 문제와 세계 각국의 대응을 추적한 특집 다큐멘터리 '0.5초의 전쟁'을 26일(월) 오후 1시에 방송한다. 제목의 '0.5초'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화면을 스크롤할 때 알고리즘이 취향을 분석해 다음 영상을 노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다큐멘터리는 이 찰나의 순간 뇌의 보상회로가 자극되고,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기능이 영향을 받는 과정에 주목한다.

TBC 특집 다큐멘터리
TBC 특집 다큐멘터리 '0.5초의 전쟁' 촬영 현장('올해의 호주인' 선정 맥고리 박사). 제작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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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C 특집 다큐멘터리 '0.5초의 전쟁' 촬영 현장(미국 싱크탱크 cato 연구원). 제작진 제공

제작진은 끊임없이 사용자의 주의를 붙잡는 SNS 알고리즘이 청소년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호주·미국 등을 찾아 디지털 환경으로부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각국의 논의와 규제 움직임을 추적했다.

취재는 SNS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규제에 나선 해외 현장으로 향한다. 호주는 2024년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의 SNS 이용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에서는 청소년의 SNS 중독을 개인의 의지의 문제를 넘어 거대 플랫폼의 설계와 연결한 산물로 바라보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40여 개 주 정부는 빅테크 기업을 상대로 대규모 집단 소송을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러한 규제에 관한 입법이 공백 상태다.

TBC 특집 다큐멘터리
TBC 특집 다큐멘터리 '0.5초의 전쟁' 촬영 현장(엠마 메이슨). 제작진 제공

호주에서는 유가족 활동가 엠마 메이슨을 만났다. 그의 딸 틸리는 15세였던 2022년 SNS를 통해 유포된 가짜 합성 사진과 사이버 불링을 겪은 뒤 세상을 떠났다. 이후 메이슨은 아동·청소년을 소셜미디어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활동에 나섰다.

메이슨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호주에서는 책임의 주체를 뒤집었다"라며 "아이들이 소셜미디어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아이들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TBC 특집 다큐멘터리
TBC 특집 다큐멘터리 '0.5초의 전쟁' 촬영 현장(그레이엄 버네트). 제작진 제공

미국에서는 SNS에 빼앗긴 '주의력'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을 조명한다. 뉴욕에서 주의력 회복 운동을 벌이고 있는 '스트로더 스쿨(Strother School)' 공동 창립자 그레이엄 버네트를 만나 디지털 환경이 개인의 주의력과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들어본다.

버네트는 "당신은 자신의 '주의력'을 어떻게 사용하고 싶으세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서 친구와의 대화나 악기 연주, 산책, 독서처럼 활동을 마친 뒤 오히려 마음이 충만해지는 경험을 주의력을 회복하는 출발점으로 제시한다.

'72시간 디지털 디톡스 캠프' 현장 사진. 제작진 제공

해외 사례를 추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구의 청소년들과 직접 실험에도 나섰다. 제작진은 지난 9월 한국뇌연구원, 대구시교육청의 도움을 받아 대구 사수중 1학년 학생 20명과 '72시간 디지털 디톡스 캠프'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72시간 동안 스마트폰 없이 생활했다. 제작진은 캠프 전후 뇌파(EEG)를 측정해 전두엽 활성도의 변화를 추적하고, 불안과 우울 등 학생들의 마음 상태도 함께 살폈다. 스마트폰과 SNS에서 벗어난 사흘 동안 학생들의 인지적 기능과 정서에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 방송을 통해 공개된다. 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이 직접 작성한 '디지털 권리 선언문'도 소개한다.

연출을 맡은 장진영 PD는 "이번 다큐멘터리가 실효성 있는 '한국형 청소년 SNS 보호법' 제정이라는 사회적 공론화의 마중물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밝혔다.

'72시간 디지털 디톡스 캠프' 현장 사진. 제작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