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희 계명대 총장, 660년 역사 폴란드 명문대 최고 영예 메달 수훈

입력 2026-10-20 16:3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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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야기엘론스키대학교 '플루스 라티오 쿠암 비스' 메달 수훈
20여 년간 이어온 인연… 문명 간 상호 이해와 교류 철학 결실
20일 계명대 성서캠퍼스 아담스채플 대예배실에서 메달 전수식

20일 오후 계명대 성서캠퍼스 아담스채플에서 열린
20일 오후 계명대 성서캠퍼스 아담스채플에서 열린 '플루스 라티오 쿠암 비스' 메달 전수식에서 레나타 체칼스카(Renata Czekalska) 야기엘론스키대 한국학과장이 신일희 계명대 총장에게 '플루스 라티오 쿠암 비스' 메달을 전수하고 있다. 계명대 제공
신일희 계명대 총장과 레나타 체칼스카 야기엘론스키대 한국학과장이 메달 전수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계명대 제공
신일희 계명대 총장과 레나타 체칼스카 야기엘론스키대 한국학과장이 메달 전수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계명대 제공
메달 전수식에서 신일희 총장과 레나타 체칼스카 야기엘론스키대 한국학과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계명대 제공
메달 전수식에서 신일희 총장과 레나타 체칼스카 야기엘론스키대 한국학과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계명대 제공

신일희 계명대학교 총장이 66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폴란드 야기엘론스키대학교(Jagiellonian University)로부터 대학의 최고 영예인 '플루스 라티오 쿠암 비스(Plus Ratio Quam Vis)' 메달을 받았다. 수십 년간 한국과 폴란드를 잇는 학술·문화 교류에 헌신하고, 유럽 내 한국학 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메달 전수식은 20일 오후 계명대 성서캠퍼스 아담스채플 대예배실에서 열렸다. 레나타 체칼스카(Renata Czekalska) 야기엘론스키대 한국학과장이 신 총장의 공적을 소개하고 메달을 직접 전수했으며, 피오트르 예디나크(Piotr Jedynak) 야기엘론스키대 총장은 영상 수여사를 통해 수훈의 의미를 전했다.

'플루스 라티오 쿠암 비스'는 라틴어로 '힘보다 이성이 강하다'는 뜻이다. 이 격언은 야기엘론스키대의 가장 오래된 건축물인 콜레기움 마이우스(Collegium Maius) 내부 출입문 상단에도 새겨져 있다. 물리적 힘보다 이성과 지혜, 대화와 학문적 탐구를 우선한다는 대학의 정신을 상징한다.

야기엘론스키대는 이 격언을 대학 정관에 명시하고 핵심 가치로 삼아 왔다. 1997년 대학 재건 600주년을 기념해 제정한 이 메달은 학문과 대학 발전에 탁월하게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한다. 최초 수훈자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비롯해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 프랑스 대통령, DNA 이중나선 구조 발견에 기여한 제임스 D. 왓슨 등이 역대 수훈자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학 발전·양국 교류 이끈 공로

야기엘론스키대는 신 총장의 공적으로 두 대학 간 협력 발전과 한국·폴란드 학술교류 강화, 한국학 교육·연구에 대한 장기적 지원, 학생·교직원 교류 및 연구 국제화 촉진 등을 꼽았다. 아울러 한국학 발전의 토대가 된 협력 환경을 조성하고 야기엘론스키대가 유럽의 주요 한국학 연구 중심지로 자리 잡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평가는 신 총장이 오랜 기간 실천해 온 국제교류 철학과 맞닿아 있다. 대구에서 태어난 그는 미국 트리니티대학과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수학하고, 1966년 미국 프린스턴대학에서 독일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독문학자로 출발한 학문적 관심은 문학과 철학, 문화사와 문명사, 실크로드와 문명 간 교류 연구로 확장됐다.

그의 철학을 상징하는 표현은 '무타무스 에르고 수무스(Mutamus ergo sumus)'다. '우리는 교류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는 의미로, 서로 다른 문화가 고유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교류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인식이 담겨 있다.

◆장학·복수학위로 교류 기반 확대

야기엘론스키대와의 협력은 이러한 철학이 실제 교육과 연구로 이어진 대표적인 사례다. 계명대는 2017년부터 야기엘론스키대 한국학과의 교육과 연구를 지원하며 교육자료 제공, 교수·연구자 교류, 학생 이동성 확대 등을 추진해 왔다.

특히 폴란드 학생들이 계명대에서 수학할 수 있도록 별도의 장학제도를 마련하고, 양 대학이 공동으로 한국학 석사 복수학위과정을 구축했다. 폴란드 학생들이 크라쿠프에서 한국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대구에서 직접 생활하고 공부하며 학문적 경험을 넓힐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신 총장과 폴란드의 인연은 이보다 앞선다. 2000년 폴란드 정부로부터 대십자훈장(Commander's Cross of Merit)을 받은 데 이어 2008년 글로리아 아르티스(Gloria Artis) 문화공로훈장을 수훈했다. 2005년에는 주한 폴란드 명예영사로 임명됐으며, 2012년 명예총영사로 승격돼 양국의 외교·문화·교육 교류 확대에 힘써 왔다.

피오트르 예디나크 야기엘론스키대 총장은 수여사에서 "신일희 총장은 양 대학 간 안정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한국학 교육과 연구를 장기간 지원하며 학생과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학문적 기회를 열어줬다"며 "그의 헌신은 폴란드와 한국의 학술적 유대를 강화하고, 야기엘론스키대가 유럽의 주요 한국학 연구 중심지로 발전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됐다"고 밝혔다.

신 총장의 공적을 소개한 레나타 체칼스카 야기엘론스키대 한국학과장은 "야기엘론스키대 한국학과가 막 출발하던 시기, 신 총장과 계명대가 우리에게 제공한 가장 소중한 것은 신뢰였다"며 "국제 학술협력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뤄진다. 신 총장은 우리에게 수많은 문을 열어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이번 메달은 개인에게 주어진 영예이기에 앞서 계명대와 야기엘론스키대가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와 우정, 학문적 교류의 결실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학은 서로 다른 문화와 사상이 만나 새로운 지식과 가치를 창출하는 공간이다. 앞으로도 양 대학의 학생과 연구자들이 국경을 넘어 함께 배우고 연구하며, 한국과 폴란드의 미래 세대를 연결하는 학문적 가교가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폴란드 크라쿠프에 위치한 야기엘론스키대는 1364년 설립된 폴란드 최초의 대학이자 유럽의 대표적인 고등교육기관 중 하나다. 천문학자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Nicolaus Copernicus)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을 배출했으며, 660여 년에 걸쳐 축적한 학문적 전통을 바탕으로 국제 교육·연구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