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님 주장과 주머니가 정반대인 겁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아파트 매각 차익을 거론하며 '내로남불' 공세를 펼쳤다. 과거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를 거론했던 추 지사가 정작 자신의 아파트를 팔아 16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2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추 지사를 상대로 과거 '토지공개념' 관련 발언과 부동산 거래 내역을 잇달아 추궁했다.
김 의원은 먼저 추 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이던 2017년 언급한 토지공개념을 문제 삼았다. 당시 추 지사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미국 경제사상가 헨리 조지를 언급하며 "헨리 조지가 살아 있었다면 땅의 사용권은 인민에게 주되 소유권은 국가가 갖는 중국식이 타당하다고 했을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당시 발언을 두고 토지 국유화를 주장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추 대표 측은 토지 국유화가 아닌 토지공개념을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땅은 국가가 보유하고 국민은 사용권만 갖는다는 그 토지공개념 소신에 아직도 변함이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추 지사는 "상당히 오독이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이 과거 발언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라고 맞서자, 추 지사는 "토지공개념은 대한민국 헌법에도 있는 것"이라며 자신의 주장이 토지공개념에 관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재차 "저 발언은 그대로 인용한 것"이라며 "부정하시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추 지사가 과거 지대개혁을 통한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를 강조한 점을 거론하며 입장에 변화가 있는지 물었다.
추 지사는 "지대개혁을 해서 불로소득에 의존하는 대한민국 경제를 개혁하자는 건 저의 신념"이라고 답했다. '부동산 불로소득에 여전히 부정적이냐'는 질문에도 "그렇다"며 공공투자로 인한 개발이익이 특정인에게만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국민의 세금으로 도로나 지하철을 깔았는데 주변만 개발이익을 얻어선 안 딘다"고 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추 지사의 아파트 거래 내역을 꺼내 들었다.
김 의원은 "지사님, 2002년에 광진구 구의동 아파트를 7억1000만원에 매입하셔서 작년에 얼마에 매각하셨느냐. 23억6500만원 맞느냐"고 물었다. 이어 "그러면 16억5000만원 시세차익이 생기셨는데, 지사님이 말씀하신 불로소득과 너무 대비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추 지사는 "저도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자본주의 사회가 허락하는 이익은 가져가셨고, 국민에게는 토지 공산주의 같은 불로소득은 안 된다고 말씀하시면 지사님 주장과 주머니가 정반대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추 지사는 싱가포르의 토지 제도를 거론하며 "싱가포르 같은 데를 토지 공산주의 한다고 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김 의원은 "우리하고 싱가포르는 체제가 다르고 부동산 정책이 다르다"고 재반박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에 전세 제도가 있느냐"고 했다.
두 사람의 공방은 이재명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으로도 이어졌다.
김 의원은 정부가 규제지역으로 지정한 경기도 12개 지역 가운데 11개 지역의 아파트값이 올랐다고 주장하며 정책의 실효성을 따졌다. 또 전월세 매물이 크게 줄었다는 점을 들어 "경기도민이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의 피해자"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추 지사에게 투기과열지구와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 해제를 정부에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사님께서는 경기도민의 편에 서셔야지, 잘못된 부동산 정책을 펴는 이재명 정부 편을 드시면 안 된다. 선택을 하시라"며 "실패한 정책을 계속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에 추 지사는 규제지역에 대해 보다 세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주택 공급 확대와 부동산 불로소득에 대한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추 지사는 "경기도는 특히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려고 한다"며 "공공주택을 많이 제공함으로써 제대로 땀 흘린 사람이 대접받는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모든 정책은 여건에 따라 단기에 성과를 낼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며 "문제는 방향성이 옳으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고 했다. 아울러 "토지를 통한, 땀 흘리지 않는 불로소득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대한민국은 건강하지 않다고 모두가 생각한다"며 "그것이 많은 사람의 기회를 빼앗고 꿈을 좌절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부동산 개혁을 요구하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에 대해서도 정부 정책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추 지사는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국내 유동성 증가나 금리 등 정책 외적인 문제도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다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포함한 규제지역에 대해 정부에 해제를 요청할 생각이 없느냐"며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했고, 추 지사는 남양주와 광주 등을 거론하며 일부 규제지역에 대해 연말 이후 해제를 검토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기존 규제지역에 대해서도 해제를 요청하고 있는지 묻자 추 지사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경기도 입장에서도 신도시 개발처럼 장기간 소요되는 사업 외에 투기 목적의 규제라면 정책 효과에 따라 빠른 해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그런 의견을 내셨느냐"고 재차 확인하자 추 지사는 "공식·비공식적으로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느 기관에 건의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내부적으로 건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각본 없는 드라마가 펼쳐지는 여의도. 정치인들의 거침없는 말 한마디부터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 웃음과 씁쓸함을 자아내는 해프닝까지. 정치권 안팎의 생생한 순간들을 전합니다. 청와대와 세종 관가, 각종 정부 산하 기관에서 벌어지는 흥미로운 장면들도 스핀오프로 함께 다룹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