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재정 빨대' 사과 직후 다시 국감 출석…이번엔 저자세일까, 정면돌파일까

입력 2026-10-18 19: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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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9일 다시 국회 국정감사 검증대에 선다.

불과 엿새 전인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발언해 거센 비판을 받은 뒤, 부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이 순직하고 결국 공식 사과까지 한 직후다.

19일 경기도에 대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는 당초 오전 10시 예정이었지만 오후 1시로 미뤄졌다. 추미애 지사가 이날 오전 9시30분 부천시체육관에서 엄수되는 고(故) 김진석 소방위 영결식에 참석하기 때문이다.

추미애 지사는 17일 김진석 소방위 빈소를 조문한 뒤 '재정 빨대' 발언에 대해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면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리고"라면서도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에서는 "사과를 바라니 사과한다는 식의 태도"라며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추미애 지사의 사퇴까지 요구하는 공세를 이어갔다.

그런 만큼 19일 국감에서는 평소보다 한층 낮은 자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다만 추미애 지사는 과거 국회와 공개석상에서 자신이 옳다고 판단한 사안에 대해서는 강한 어조로 반박하거나 정면 대응해온 정치인이다. 실제 13일 국감에서도 경기도 재정 상황과 정부 책임 문제를 두고 자신의 논리를 적극적으로 펼쳤다.

19일 국감에서 완전히 몸을 낮출지, 아니면 소방 발언에 대해서는 사과하되 도정 현안에서는 다시 강하게 맞설지 관심이 쏠린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6일 오전 경기 부천시 한 금속 도장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을 찾아 발언하고 있다. 이날 화재로 소방관 5명과 공장 관계자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6일 오전 경기 부천시 한 금속 도장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을 찾아 발언하고 있다. 이날 화재로 소방관 5명과 공장 관계자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국감 또 받나?"…13일은 행안위, 19일은 국토위

그런데 한 지방자치단체가 왜 같은 국정감사 기간에 두 차례나 감사를 받는지 다소 낯설 수 있다. 경기도는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를 받았고, 19일에는 다시 국토교통위원회 감사를 받는다.

이는 같은 사안을 두 번 반복해서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각 상임위원회의 소관 업무가 다르기 때문이다. 행안위 국감에서는 지방행정과 재정, 조직·인사, 안전 등 도정 전반이 주요 감사 대상이 된다. 반면 국토위는 부동산·교통·철도·도시개발·주택 등 경기도의 국토교통 현안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실제로 19일 국토위 국감에서는 토지거래허가제, 경기남부광역철도, GTX, 3기 신도시, 버스 파업 등 도민 생활과 직결된 현안이 주요 쟁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즉, 추미애 지사 입장에서는 엿새 간격으로 '국감 2라운드'를 치르는 셈이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6일 경기 부천시 한 금속 도장공장 화재 현장에서 동료 부상으로 슬퍼하는 소방대원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6일 경기 부천시 한 금속 도장공장 화재 현장에서 동료 부상으로 슬퍼하는 소방대원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첫 국감은 '재정 빨대'가 모든 걸 덮었다

13일 행안위 국감의 가장 큰 후폭풍은 결국 소방 관련 발언이었다. 추미애 지사는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지방정부가 막대한 인건비를 부담하는 구조를 설명하면서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 "인건비만 하더라도 2027년에 1조1000억원을 잡아먹게 된다"고 말했다.

추미애 지사에 따르면 그의 설명 취지는 소방공무원 자체를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라 국가직화 이후에도 지방정부에 남은 재정 부담을 지적하는 데 있었다. 그러나 '재정 빨대'와 '잡아먹는다'는 표현이 소방관의 헌신을 비용 문제로만 바라본 것 아니냐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이후 소방노조의 사과 요구와 정치권 공방이 이어졌고, 16일 부천 공장 화재 진압 과정에서 김진석 소방위가 크게 다쳐 이튿날 순직하면서 논란은 더욱 민감해졌다. 추미애 지사는 결국 17일 빈소를 찾아 해당 발언에 대해 '추가 논란을 만들긴 했지만 일단' 사과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7일 경기도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순천향대 부천병원 빈소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7일 경기도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순천향대 부천병원 빈소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결식 마치고 곧바로 국감장…첫 질문부터 소방 나올까

19일 일정 자체도 상징적이다. 추미애 지사는 오전 김진석 소방위 영결식에 참석한 뒤 수원으로 이동해 오후 1시부터 국토위 국감을 받는다. 경기도는 김진석 소방위의 장례를 경기도청장으로 거행하고 추미애 지사를 장례위원장으로 하는 장례위원회도 구성했다. 고인에게는 1계급 특별승진과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될 예정이다.

국토위의 공식 감사 대상은 국토·교통 현안이지만, 불과 며칠 전 행안위 국감에서 나온 발언이 사회적 논란으로 번진 만큼 '재정 빨대' 사과와 소방 처우 문제가 다시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추미애 지사로서는 이날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도 관심사다.

빈소에서 이미 사과한 만큼 관련 질의에는 최대한 말을 아끼고 낮은 자세를 유지할 수도 있다. 반대로 정책 문제와 재정 구조에 대한 자신의 주장은 별개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토지거래허가제와 철도·교통 현안에서는 기존처럼 적극적인 반론을 펼칠 수도 있다.

다만 분명한 것은 13일 국감 때와 정치적 환경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19일 국감에서는 질문의 내용 못지않게 추미애 지사의 표정과 말투, 대응 방식까지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평소 강한 화법과 정면 대응으로 알려진 추미애 지사가 이번에는 보좌진·비서진의 조언에 따라 의도적으로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다만 평소와 다른 태도는 오히려 어색하게 비칠 수 있고, 그 미묘한 변화 역시 국감장 언론 카메라와 도민들의 시선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