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바다·자작나무 숲…세 화가의 시선으로 빚은 자연의 풍경

입력 2026-10-20 11:30:00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국립경국대 미대 선후배 강동혁·손영헌·임현오, 안동 문산갤러리서 3인전
폭포의 생명력부터 바다의 기억, 자작나무 숲의 사색까지 각기 다른 작품 세계
작가 3인의 개성 있는 회화 한자리에…11월 12일까지 전시

경북 안동시 서후면 봉정사 초입에 자리한 문산갤러리에서 강동혁·손영헌·임현오(왼쪽부터) 작가의 3인전이 오는 11월 12일까지 열린다. 강동혁 작가 제공
경북 안동시 서후면 봉정사 초입에 자리한 문산갤러리에서 강동혁·손영헌·임현오(왼쪽부터) 작가의 3인전이 오는 11월 12일까지 열린다. 강동혁 작가 제공

지난해 대형 산불은 청송 출신인 강동혁 작가의 그림 속 풍경까지 바꿔놓았다. 산을 그리던 붓은 폭포로 향했다. 한순간에 사라진 자연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붙잡고, 폭포의 거센 물줄기에서 상처를 씻어낼 생명력을 찾기 위해서다. 서로 다른 시선으로 자연과 기억을 담아낸 작가 3명의 작품이 안동 문산갤러리에서 관람객을 만나고 있다.

경북 안동시 서후면 봉정사 초입에 자리한 문산갤러리에서 강동혁·손영헌·임현오 작가의 3인전이 오는 11월 12일까지 열린다. 국립경국대학교 미술대학 선후배인 세 작가는 자연과 마주한 순간의 감정, 여행의 기억, 내면의 풍경을 각자의 화풍으로 풀어낸다.

지난 15일 갤러리에서 만난 강 작가는 지난해 대형 산불을 계기로 그림의 주제를 산에서 폭포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늘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았던 산이 화마에 휩쓸려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자연의 아름다움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그에게 폭포는 단순한 풍경이 아니다. 힘차게 쏟아지는 물줄기와 청량한 물의 기운에 자연의 생명력과 회복력을 담았다. 산불로 인한 상실감을 치유하고, 작품을 마주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전하고 싶은 마음도 녹아 있다.

강 작가는 "대상을 재현하는 것보다 마음이 끌리는 존재와 그 순간의 감정에 집중한다"며 "시각과 감정이 일치하고 대상과 나의 경계가 흐려지는 시간을 그림 안에 담아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강동혁, 월외폭포10-state.
강동혁, 월외폭포10-state.

손영헌 작가는 '모먼트(MOMENT)-바람을 그리며'를 주제로 여행과 일상에서 마주한 찰나의 순간을 작품에 담았다. 삼베로 덮인 캔버스에 혼합재료를 활용해 형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기억 속 감정과 관계를 표현한다. 특히 바다의 다양한 색채와 형태를 통해 매 순간 달라지는 감정과 여행의 기억을 기록하고, 관람객에게 편안한 휴식을 전하고자 한다.

손영헌, MOMENT-바람을 그리며 No.44.
손영헌, MOMENT-바람을 그리며 No.44.

임현오 작가는 '자작나무 그늘-내 마음의 풍경'을 통해 숲을 바라보는 내면의 시선을 드러낸다. 희고 가느다란 자작나무 줄기와 투명하게 겹쳐지는 몽환적인 색채, 은은하게 번지는 빛이 어우러져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문다. 물감이 번지고 스며드는 표현으로 자연의 고요함을 시각화하고, 기억 속 숲과 내면의 사색으로 관람객을 이끈다.

세 작가의 작품은 소재와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자연을 바라보며 느낀 감정과 기억을 그림으로 옮긴다는 공통점이 있다. 폭포에서는 생명력과 회복을, 바다에서는 기억과 감정을, 자작나무 숲에서는 내면의 풍경을 발견할 수 있다. 같은 미술대학에서 인연을 맺은 선후배가 각자의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자연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만나는 기회가 되고 있다.

임현오, 2026, 자작나무 그늘-내 마음의 풍경.
임현오, 2026, 자작나무 그늘-내 마음의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