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2주새 주가 뚝…CXMT 추격·AI 자금 우려에 투심 위축
삼성 DS 성과급은 '주식 지급'…주가 낮을수록 더 받아 주주와 손익 엇갈려
삼성전자 주가가 2주 새 20~30% 급락했지만 같은 상황을 두고 주주와 직원의 셈법은 정반대로 엇갈리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9.48% 내린 21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월 28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이달 초와 비교하면 삼성전자는 24%, 지난 6월 고점(37만4500원)과 비교하면 43.9% 낮은 수준이다.
주가가 밀린 것은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추격과 증설에 따른 공급 확대 우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의 자금 조달 부담이 겹친 데 따른 것이다. 간밤 발표된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7% 올라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 우려가 커졌고, AI 관련 기술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반도체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주주들이 손실에 떠는 사이 두 회사 직원들은 수억원대 성과급을 앞두고 있다. 반도체 호황으로 올해 실적이 사상 최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증권가의 올해 DS부문 영업이익 전망치 약 370조원을 기준으로, 연봉 8000만원 초반대 직원의 초과이익성과급(OPI) 포함 세전 성과급을 메모리사업부 약 7억5000만원, 공통조직 약 5억3000만원, 시스템LSI·파운드리사업부 약 2억4000만원으로 추산했다.
SK하이닉스 노사도 지난달 초과이익분배금(PS)의 절반은 현금, 절반은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올해 영업이익을 250조원으로 가정하면 1인당 평균 성과급은 7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논란의 핵심은 삼성전자의 성과급 지급 방식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지난 7일 특별경영성과급 세부 기준을 공지했다. 올해 DS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개인별 성과급에서 세금과 보험료 등을 뺀 금액을 삼성전자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지급 시기는 내년 3월 말에서 4월 초로 예정돼 있다. 지급된 주식 가운데 3분의 1은 즉시 팔 수 있고, 나머지는 각각 1년과 2년간 매각이 제한된다.
문제는 주식 수를 지급 시점의 주가로 산정한다는 점이다. 주가가 낮을수록 같은 성과급으로 더 많은 주식을 받게 된다. 예컨대 세후 성과급이 1억원일 때 주가가 25만원이면 400주, 20만원이면 500주를 받는다. 지급 시점의 성과급 가치는 같지만 이후 주가가 반등하면 더 많은 주식을 받은 직원의 평가이익이 커진다. 주가 하락이 직원에게는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하는 셈이다.
이런 구조가 알려지면서 일부 직원이 온라인에 올린 글이 도마에 올랐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삼성전자 게시판에는 "주가 10만원까지 떨어져라", "주가가 낮을 때 성과급을 받는 게 낫다"는 글이 올라왔다. 다만 작성자가 실제 DS부문 소속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반발했다. 블라인드에서 주주라고 밝힌 한 이용자는 "내 투자금으로 반도체를 팔아 돈을 벌어놓고 이익의 10%를 직원 성과급으로 나눠주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주주 이익을 가장 우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성과급을 둘러싼 공방과 별개로, 이날 급락장은 올해 7월 폭락장과 닮은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AI 투자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다만 7월에는 개인의 저가 매수세와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증시를 떠받쳤지만 반도체 대형주의 자사주 매입이 사실상 종료되면서 이번에는 외국인 물량을 받아낼 매수 주체가 마땅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AI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과 투자 조달금 문제가 부각되며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