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5곳 중 11곳 감소, 남산·서울식물원·기흥호수는 급증 내장산·문경새재는 11월로 몰려…20일부터 산불조심기간
단풍을 보러 가는 길이 짧아지고 있다. 티맵모빌리티가 12일 공개한 단풍 명소 티맵 목적지 설정 데이터에서 서울 남산케이블카는 전년보다 85.4% 늘어 증가폭 1위에 올랐다. 반면 명소 상위 15곳 가운데 11곳은 내비게이션에 찍히는 횟수가 오히려 줄었다.
◆ 화담숲·설악산은 그대로 1·2위, 그러나 20% 넘게 빠졌다
경기 광주 화담숲과 설악케이블카는 여전히 방문 순위 1·2위를 지켰다. 그런데 두 곳 모두 목적지 설정이 20% 넘게 줄었다. 포천 국립수목원, 광주 남한산성, 춘천 남이섬도 열에 하나에서 둘 가까이 빠졌다. 모두 하루를 통째로 써야 다녀오는 곳들이다.
빈자리는 도심과 생활권이 채웠다. 서울식물원이 68.8% 늘어 증가폭 2위, 용인 기흥호수공원이 그 뒤를 바짝 따라 3위였다. 지하철이나 자가용으로 30분 안팎이면 닿는 곳이다. 장거리 운전의 피로, 기름값과 통행료 부담을 피하려는 당일치기 수요가 몰린 결과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이동 데이터에는 단풍 나들이가 일상 가까운 곳으로 넓어지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 늦더위가 바꾼 달력, 남부 단풍은 11월로
데이터에는 또 하나의 흐름이 있다. 지난해 늦더위로 절정이 늦춰지자 10월에 몰리던 발길이 11월로 넘어갔다. 호남의 내장산국립공원은 목적지 설정이 54.3% 늘며 순위가 22위에서 12위로 열 계단 뛰었다. 경북 문경새재도립공원도 비슷한 폭으로 늘어 14위에 들었다.
올해 달력도 늦다. 산림청이 지난달 22일 발표한 예측 지도에 따르면 전국 단풍나무류 절정은 10월 31일로, 최근 5년 평균보다 0.8일 늦다. 산별로는 설악산이 20일, 속리산이 28일, 내장산이 11월 4일 순이다. 도심 가로수의 주인공인 은행나무는 30일 전후가 절정이다.
◆ 수도권·충청, 멀리 안 가는 숲길
첫째는 서울 남산 둘레길이다. 회현자락 주차장에서 북측순환로로 이어지는 7.5km 코스로, 케이블카 목적지 설정이 가장 많이 늘어난 바로 그 산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서울식물원과 인천대공원 단풍터널도 수도권 생활권 코스로 꼽았다. 노원구 경춘선숲공원은 10월 주말마다 단풍 숲 체험 프로그램을 사전예약으로 연다.
둘째는 경기 남부의 기흥호수공원이다. 순환 산책로와 수변 숲길을 갖춘 근교 쉼터로, 수도권 수변 숲길 강세를 이끌었다. 조금 더 나가면 가평 유명산휴양림이 있다. 절정은 31일이다.
셋째는 충청의 대전 계룡산 수통골 행복탐방로다. 저지대에 1km 길이로 낸 무장애 숲길이라 휠체어와 유모차도 다닐 수 있다. 세종 금강수목원, 청주 청남대, 괴산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이 근교 도심형 명소로 함께 꼽힌다. 서천 희리산휴양림은 11월 4일 절정이다.
◆ 영남·호남, 11월이 제철
넷째는 영남의 관문 문경새재도립공원이다. 늦가을 단풍이 집중되면서 목적지 설정이 54.1% 뛰었다. 대구수목원과 거창창포원이 생활권 숲길로 뒤를 받친다. 함양 지리산휴양림 절정은 11월 2일이다.
다섯째는 호남의 내장산국립공원이다. 담양 메타프로방스와 대아수목원 순환 숲길을 묶으면 당일치기 동선이 나온다. 남도 끝자락 진도휴양림은 11월 17일에야 절정에 든다. 전국에서 가장 늦은 단풍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8일 시민과학자 829명의 관측 데이터를 반영해 권역별 명소 36곳을 선정했다.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도 15일 권역별 절정 예측지도를 냈다. 관리소는 휴양림을 "숲이 품은 고유의 색과 소리를 가장 깊고 여유 있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 가까운 숲의 그늘, 주차난과 산불조심기간
사람이 몰리면 가까운 숲도 몸살을 앓는다. 국립공원공단은 근교 숲길도 특정 주말 시간대에는 주차난과 보행로 혼잡이 원정 산행 못지않다고 본다. 경기연구원은 이면도로 불법주정차와 주민 소음 민원을 '생활권 과잉관광'으로 짚었다. 산림청은 산책객이 밟아 다진 땅에서 뿌리가 드러나고 샛길이 생기는 생태 훼손을 걱정한다.
나서기 전 확인할 것도 있다. 산림청은 20일부터 12월 15일까지 가을철 산불조심기간을 운영하며 주요 등산로 일부를 막는다. 국립공원에 무단으로 들어가면 자연공원법에 따라 50만원 이하 과태료를 문다. 설악산 만경대 같은 핵심 탐방로는 하루 5000명 사전 예약제로, 현장 발권이 안 된다. 광릉 국립수목원 전나무숲길도 차량은 전부 예약해야 들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