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대출 이자면제 6구간까지…졸업 2년 넘겨도 취업 전엔 무이자

입력 2026-10-18 13:2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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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개편 ICL, 소득구간 면제는 자동 적용…취업 전까지 이자 0원 실직·폐업 유예는 국세청에 직접 신청해야…체납 청년 6만 명 역대 최대

한국장학재단 학자금대출 안내문 모바일 전자문서. 한국장학재단 제공
한국장학재단 학자금대출 안내문 모바일 전자문서. 한국장학재단 제공

졸업하고 3년째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이 있다. 지난해까지는 졸업 2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학자금대출 이자를 물어야 했다. 올해 7월부터는 다르다. 취업해 의무상환이 시작되기 전까지 이자가 한 푼도 붙지 않는다. 교육부가 개정법 시행을 설명하며 든 사례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ICL)이 올해 큰 폭으로 바뀌었다. 이자 면제 대상은 넓어졌고 면제 기간의 상한은 없어졌다. 다만 소득이 끊긴 뒤의 혜택은 본인이 움직여야 받는다. 무엇이 자동이고 무엇이 신청인지가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 5구간에서 6구간으로, 졸업 2년 제한은 폐지

학자금대출 이자면제 대상은 종전 학자금지원 5구간 이하에서 6구간 이하로 넓어졌다. 기준중위소득 130% 이하 가구의 대학생까지 들어온다. 7월부터 시행됐다.

더 큰 변화는 기간이다. 종전에는 졸업 후 2년까지만 이자를 면제했다. 그 뒤로는 취업을 못 해도 이자가 쌓였다. 개정법은 이 제한을 없앴다. 대출받은 날부터 의무상환이 시작되기 전까지 생긴 이자를 전부 면제한다.

의무상환은 소득이 생겨야 시작된다. 올해 기준 상환기준소득은 연 3천37만 원이다. 소득이 이 선을 넘지 않으면 상환 의무도, 이자도 없다. 보호시설에서 나온 자립준비청년도 5월부터 소득과 관계없이 면제 대상에 들어갔다.

◆ 비수도권 대학생은 8구간까지

지역대학 학생에게는 문턱이 더 낮아진다. 비수도권 소재 대학에 다니면 11월 20일부터 8구간 이하까지 이자를 면제한다. 기준중위소득 200% 이하다. 수도권 대학생이 6구간에서 끊기는 것과 비교하면 두 구간이 더 열린다.

올해부터는 등록금 대출의 소득 요건도 없어졌다. 소득구간과 무관하게 모든 대학생·대학원생이 취업 후 상환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금리는 연 1.7%로 동결됐다. 2학기 대출 신청은 11월 17일에 마감된다.

◆ 소득구간 면제는 자동, 실직 유예는 신청

소득구간에 따른 이자 면제는 따로 신청할 것이 없다. 한국장학재단이 전산으로 자동 반영한다. 재학 중이든 졸업 후 취업 준비 중이든 마찬가지다.

문제는 취업한 뒤다. 의무상환 대상이 됐다가 실직·퇴직·폐업·육아휴직을 겪거나 재난 피해를 입으면 최장 2년간 상환을 미룰 수 있다. 유예 기간에 생긴 이자는 전액 면제다. 그러나 이 혜택은 국세청에 증빙을 갖춰 직접 신청해야 적용된다.

국세청이 소개한 사례가 있다. 총급여 4천800만 원으로 의무상환 대상이 된 차주가 이듬해 퇴직해 소득이 끊겼다. 국세청에 상환유예를 신청해 그 기간 이자를 면제받았다. 신청하지 않았다면 체납으로 넘어갔을 일이다.

◆ 체납 청년 6만 명, 유예는 7천 명

신청하지 않은 결과는 숫자로 드러난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문진석 의원실이 지난달 3일 국세청에서 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올해 7월 기준 취업 후 학자금대출 체납자는 6만699명이다. 체납액은 873억5천100만 원으로 둘 다 역대 최대다. 1인당 144만 원꼴이다.

같은 시점 실직·폐업 등으로 상환유예를 받은 사람은 7천655명에 그쳤다. 반면 체납에 따른 압류는 1만9천 건이 넘었다. 압류·매각을 유예해 준 건수는 228건이었다. 유예를 몰랐거나 신청하지 못한 청년이 압류로 먼저 만났다는 뜻이다.

소득 불안정의 규모는 더 크다. 의무상환 통지를 받았다가 소득이 줄어 상환 대상에서 다시 빠진 사람이 2025년 귀속 기준 11만51명이다. 취업과 실직 사이를 오가는 청년이 그만큼 많다. 국세청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13일 국회에 낸 자료를 보면 미상환자 강제징수 건수는 2021년 1천428건에서 2025년 1만7천760건으로 늘었다.

◆ 연체했다면 가산금 인하·채무조정

이미 연체했더라도 길이 있다. 연체 가산금은 최초 연체 때 3%에서 2%로, 매월 가산금은 1.2%에서 0.5%로 내렸다. 연체 정보가 신용도 판단 정보로 등록되는 시점도 졸업 후 2년에서 3년으로 늦춰졌다.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을 확정받으면 연체이자를 전액 감면받는다. 국세청의 2024년 말 집계로는 이 제도로 3년간 2천634명이 65억 원을 감면받았다. 재학 중 1천800만 원을 빌렸다가 수산물 가공업 폐업으로 연체한 차주가 이자 470만 원을 면제받고 분할 상환으로 돌아선 사례도 있다.

◆ 남은 쟁점은 재정과 형평성

면제 대상을 중산층인 6~8구간까지 넓히는 데 반론도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전문위원실은 재정 부담과 함께 대학에 가지 않은 고졸 청년과의 형평성 문제를 짚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재학 중 면제와 취업 후 유예만으로는 저임금·고용불안이라는 구조를 풀기 어렵다고 본다.

한국장학재단은 "이자면제 확대로 청년층의 학자금대출 상환 부담을 덜어줌은 물론 교육 기회의 형평성이 한층 더 제고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