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개편 ICL, 소득구간 면제는 자동 적용…취업 전까지 이자 0원 실직·폐업 유예는 국세청에 직접 신청해야…체납 청년 6만 명 역대 최대
졸업하고 3년째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이 있다. 지난해까지는 졸업 2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학자금대출 이자를 물어야 했다. 올해 7월부터는 다르다. 취업해 의무상환이 시작되기 전까지 이자가 한 푼도 붙지 않는다. 교육부가 개정법 시행을 설명하며 든 사례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ICL)이 올해 큰 폭으로 바뀌었다. 이자 면제 대상은 넓어졌고 면제 기간의 상한은 없어졌다. 다만 소득이 끊긴 뒤의 혜택은 본인이 움직여야 받는다. 무엇이 자동이고 무엇이 신청인지가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 5구간에서 6구간으로, 졸업 2년 제한은 폐지
학자금대출 이자면제 대상은 종전 학자금지원 5구간 이하에서 6구간 이하로 넓어졌다. 기준중위소득 130% 이하 가구의 대학생까지 들어온다. 7월부터 시행됐다.
더 큰 변화는 기간이다. 종전에는 졸업 후 2년까지만 이자를 면제했다. 그 뒤로는 취업을 못 해도 이자가 쌓였다. 개정법은 이 제한을 없앴다. 대출받은 날부터 의무상환이 시작되기 전까지 생긴 이자를 전부 면제한다.
의무상환은 소득이 생겨야 시작된다. 올해 기준 상환기준소득은 연 3천37만 원이다. 소득이 이 선을 넘지 않으면 상환 의무도, 이자도 없다. 보호시설에서 나온 자립준비청년도 5월부터 소득과 관계없이 면제 대상에 들어갔다.
◆ 비수도권 대학생은 8구간까지
지역대학 학생에게는 문턱이 더 낮아진다. 비수도권 소재 대학에 다니면 11월 20일부터 8구간 이하까지 이자를 면제한다. 기준중위소득 200% 이하다. 수도권 대학생이 6구간에서 끊기는 것과 비교하면 두 구간이 더 열린다.
올해부터는 등록금 대출의 소득 요건도 없어졌다. 소득구간과 무관하게 모든 대학생·대학원생이 취업 후 상환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금리는 연 1.7%로 동결됐다. 2학기 대출 신청은 11월 17일에 마감된다.
◆ 소득구간 면제는 자동, 실직 유예는 신청
소득구간에 따른 이자 면제는 따로 신청할 것이 없다. 한국장학재단이 전산으로 자동 반영한다. 재학 중이든 졸업 후 취업 준비 중이든 마찬가지다.
문제는 취업한 뒤다. 의무상환 대상이 됐다가 실직·퇴직·폐업·육아휴직을 겪거나 재난 피해를 입으면 최장 2년간 상환을 미룰 수 있다. 유예 기간에 생긴 이자는 전액 면제다. 그러나 이 혜택은 국세청에 증빙을 갖춰 직접 신청해야 적용된다.
국세청이 소개한 사례가 있다. 총급여 4천800만 원으로 의무상환 대상이 된 차주가 이듬해 퇴직해 소득이 끊겼다. 국세청에 상환유예를 신청해 그 기간 이자를 면제받았다. 신청하지 않았다면 체납으로 넘어갔을 일이다.
◆ 체납 청년 6만 명, 유예는 7천 명
신청하지 않은 결과는 숫자로 드러난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문진석 의원실이 지난달 3일 국세청에서 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올해 7월 기준 취업 후 학자금대출 체납자는 6만699명이다. 체납액은 873억5천100만 원으로 둘 다 역대 최대다. 1인당 144만 원꼴이다.
같은 시점 실직·폐업 등으로 상환유예를 받은 사람은 7천655명에 그쳤다. 반면 체납에 따른 압류는 1만9천 건이 넘었다. 압류·매각을 유예해 준 건수는 228건이었다. 유예를 몰랐거나 신청하지 못한 청년이 압류로 먼저 만났다는 뜻이다.
소득 불안정의 규모는 더 크다. 의무상환 통지를 받았다가 소득이 줄어 상환 대상에서 다시 빠진 사람이 2025년 귀속 기준 11만51명이다. 취업과 실직 사이를 오가는 청년이 그만큼 많다. 국세청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13일 국회에 낸 자료를 보면 미상환자 강제징수 건수는 2021년 1천428건에서 2025년 1만7천760건으로 늘었다.
◆ 연체했다면 가산금 인하·채무조정
이미 연체했더라도 길이 있다. 연체 가산금은 최초 연체 때 3%에서 2%로, 매월 가산금은 1.2%에서 0.5%로 내렸다. 연체 정보가 신용도 판단 정보로 등록되는 시점도 졸업 후 2년에서 3년으로 늦춰졌다.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을 확정받으면 연체이자를 전액 감면받는다. 국세청의 2024년 말 집계로는 이 제도로 3년간 2천634명이 65억 원을 감면받았다. 재학 중 1천800만 원을 빌렸다가 수산물 가공업 폐업으로 연체한 차주가 이자 470만 원을 면제받고 분할 상환으로 돌아선 사례도 있다.
◆ 남은 쟁점은 재정과 형평성
면제 대상을 중산층인 6~8구간까지 넓히는 데 반론도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전문위원실은 재정 부담과 함께 대학에 가지 않은 고졸 청년과의 형평성 문제를 짚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재학 중 면제와 취업 후 유예만으로는 저임금·고용불안이라는 구조를 풀기 어렵다고 본다.
한국장학재단은 "이자면제 확대로 청년층의 학자금대출 상환 부담을 덜어줌은 물론 교육 기회의 형평성이 한층 더 제고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