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월급 270만원 미만이면 연금·고용보험 80% 대납

입력 2026-10-18 13:2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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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인 미만 사업장 신규가입자 생애 최대 36개월 지원 특고·예술인은 고용보험만…국민연금 지원 공백 국감 도마

두리누리 사회보험료 지원사업 홍보 포스터. 근로복지공단 제공
두리누리 사회보험료 지원사업 홍보 포스터. 근로복지공단 제공

직원이 열 명이 안 되는 식당이나 작은 사무실에서 월급 270만원 미만으로 일하는 근로자가 있다. 이들이 새로 4대보험에 가입하면 국민연금과 고용보험료의 80%를 정부가 대신 낸다. 사업주 몫도 같은 비율로 깎인다. 올해 '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지원사업'의 뼈대다. 지원은 근로자 한 사람당 생애 통틀어 최대 36개월이고, 연중 언제든 신청할 수 있다.

◆ 누가 받나, 세 가지 관문

첫째 관문은 사업장 규모다. 상시근로자 10인 미만이어야 한다. 둘째는 보수다. 근로자의 월평균 보수가 270만원 미만이어야 한다.

셋째 관문이 가장 많이 걸린다. 신청일 직전 1년 동안 고용보험이나 국민연금에 가입한 이력이 없어야 한다. 이 '신규가입자' 조건은 2021년부터 적용됐다. 직장을 옮겨 온 경력자는 월급이 낮아도 대상이 아니다.

여기에 재산과 소득 컷오프가 붙는다. 재산세 과세표준 합계가 6억원 이상이거나 전년도 종합소득이 4300만원 이상인 근로자는 제외된다. 월급은 적어도 자산가인 사람을 걸러내기 위한 장치다.

◆ 얼마나 깎이나, 230만원 상한의 함정

국민연금은 근로자와 사업주 각각 월 최대 8만7400원까지 지원된다. 고용보험은 근로자 월 최대 1만6560원, 사업주 월 최대 2만1160원이다. 근로자 한 명을 두고 노사가 합쳐 매달 20만원 안팎을 덜 내는 셈이다.

다만 상한은 270만원이 아니라 230만원 보수를 기준으로 계산된다. 보건복지부의 올해 고시는 월평균 보수가 230만원 이상 270만원 미만인 구간에 대해 230만원을 상한 기준액으로 적용한다고 규정했다. 월급이 260만원이라도 지원금은 230만원짜리 근로자와 같다는 뜻이다.

근로복지공단이 제시한 사례를 보면, 월 보수 200만원인 근로자를 채용했을 때 매달 16만원 상당이 절감된다. 국민연금 7만6000원, 고용보험 1만4400원 꼴이다. 새로 문을 연 식당이 월 220만원 신입 직원을 뽑았을 때 사업주와 근로자가 각각 매달 10만원 안팎을 아낀 사례도 있다.

◆ 프리랜서·특고는 다른 공식

보험설계사, 배달기사 같은 노무제공자와 예술인은 공식이 다르다. 이들은 사업장이 10인 이상이어도 고용보험료의 80%를 지원받는다. 과거 가입 이력도 묻지 않는다. 월평균 보수 270만원 미만이면 된다.

대신 지원 범위가 좁다. 고용보험만 해당하고 국민연금은 빠진다. 지원액도 종사자와 사업주 각각 월 최대 1만4720원에 그친다. 일반 근로자가 국민연금까지 합쳐 받는 금액과 견주면 차이가 크다.

◆ 환급이 아니라 '다음 달 고지서 차감'

두루누리는 통장에 돈이 들어오는 사업이 아니다. 이달 보험료를 전액 납부하면 다음 달 부과되는 보험료에서 지원금이 자동으로 빠진 고지서가 온다. 체납하면 그 달 지원은 없다.

사업주가 알아야 할 대목이 하나 더 있다. 감면된 고지서를 받고도 근로자 급여에서 보험료를 원래 금액대로 전액 공제하면 미정산 신고가 접수된다. 국민연금공단에 이런 사례가 실제로 들어온다. 근로자 몫의 80%는 근로자 급여에 돌려줘야 한다.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은 이달 말까지 사회보험 미가입 취약계층 집중 홍보와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한다.

◆ 1만원 차이로 전액 사라지는 문턱

이 제도의 가장 큰 논란은 문턱이다. 월평균 보수가 270만원을 1만원만 넘어도 지원이 전액 끊긴다. 노동계와 영세 소상공인들은 이 구조가 근로시간을 일부러 줄이거나 보수를 낮춰 신고하게 만드는 유인이 된다고 지적한다.

신규가입자 조건도 역차별 논란을 낳는다. 직전 1년 가입 이력이 있는 경력직은 채용해도 지원이 없어 소규모 사업장이 꺼린다는 것이 중소기업계의 주장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4년 사회보험 자료집에서 문제점을 짚었다. 기존 가입자를 배제한 뒤 성실하게 보험료를 내온 영세 사업장 재직자가 소외되고 예산도 급감했다는 지적이다. 연금 지원 예산은 2019년 1조4000억원에서 1조원 수준으로 줄었다.

누수 지적도 있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최연숙 의원실의 2022년 국정감사 자료에서도 누수가 지적됐다. 연매출 10억원이 넘는 병의원 234곳이 '10인 미만' 요건만으로 지원금을 받았다.

◆ 특고 57만명의 국민연금, 다음 고비

가장 풀리지 않은 쟁점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국민연금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윤 의원실이 지난달 29일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특고 57만명은 두루누리로 고용보험만 지원받고 국민연금 지원은 전혀 없다. 직역별 연금 지원 격차는 3.4배에 달했다.

소병훈 의원실이 13일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14만명이 사각지대에 놓였다. 불규칙한 소득 구조 탓에 연금에 가입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소병훈 의원은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이 불규칙한 소득과 불안정한 고용 구조 속에서 국민연금 사각지대로 내몰리지 않도록 직역 간 차별 없는 사회보험 지원 체계 개편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12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맞춰 두루누리 월평균 보수 기준선 조정 고시를 낼 예정이다. 270만원 문턱을 얼마나 올릴지, 230만원 상한 기준액을 함께 손볼지, 특고의 국민연금을 지원 범위에 넣을지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