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철 교대운전, 차대차 충돌만 보장하고 휴차료도 제외 내 보험 '다른 자동차 특약'은 가족 차 제외… 자차는 별도 가입
단풍 보러 가는 길, 친구 차 운전대를 잠깐 잡는 일은 흔하다. 휴대전화로 하루 3000원대 원데이 자동차보험을 들면 마음이 놓인다. 그러나 이 보험은 빗길에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단독사고를 한 푼도 보상하지 않는다. 친구 차가 수리되는 동안 생기는 손해도 보장 밖이다.
◆10월은 1년 중 사망자 가장 많은 달
가을은 길 위가 가장 위험한 계절이다. 한국도로교통공단 통계 가운데 가장 최근 집계인 2023년 기준으로 10월 교통사고 사망자는 252명으로 연중 가장 많았다. 11월이 그 뒤를 이었다. 경찰청도 최근 5년간 10~11월 가을 행락철 고속도로 사망자가 20.1명으로 연평균보다 갑절 넘게(129.3%) 많다며 지난 7일 특별단속 대책을 내놨다.
교대운전이 늘면서 원데이 자동차보험도 빠르게 퍼졌다. 선도사인 하나손해보험의 누적 가입자는 지난 7월 1일 기준 600만명을 넘었다. 지난해 11월보다 50만명이 늘었다. 하루 단위로, 가입 즉시 효력이 생기는 간편함이 이유다.
◆가드레일 들이받으면 보상 0원
문제는 '타인차량 복구비용'의 범위다. 하나손해보험과 삼성화재 원데이 상품 약관은 빌린 차의 손해를 다른 차와 부딪쳤을 때만 보상한다. 가드레일이나 벽을 혼자 들이받은 단독사고는 보장 대상이 아니다.
이 조항 때문에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손해보험협회에 접수된 사례에서 한 운전자는 원데이보험을 들고 친구 차를 몰다 빗길에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수리비 1200만원은 전부 운전자 몫이 됐다.
한도도 낮다. 하나손해보험 자가용 플랜의 타인차량 수리비 한도는 한 사고에 최고 3000만원이고, 자기부담금 50만원은 따로 낸다. 금감원 분쟁조정국에 접수된 사례에서는 친구의 7000만원대 수입차를 전손시킨 운전자가 한도를 넘는 4000만원을 직접 배상했다. 지난달 30일 개정으로 대물배상 한도가 3억원으로 올랐지만, 빌린 차 자체의 한도는 그대로다.
◆수리 기간 손해는 누구도 안 물어준다
차가 공장에 들어가면 차주는 그 기간 차를 못 쓴다. 원데이보험은 이 대차료와 휴차료를 보상하지 않는다. 삼성화재 약관은 렌터카 특약으로만 이를 지원한다. 손해보험협회 표준약관 해설도 렌터카가 아닌 개인 간 차량 대여에는 휴차료 특약 자체를 붙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차주가 든 자기차량손해보험도 마찬가지다. 금감원은 자차보험이 차량의 직접 손해만 보상하고 수리 기간의 간접손해는 제외된다고 설명한다. 결국 차주는 운전자에게 직접 청구할 수밖에 없다. 손해보험업계 보상실무 관계자는 원데이보험이 차주 보험료를 건드리지 않아 친구 사이를 지키는 데는 좋지만, 한도 초과와 단독사고는 그대로 운전자 대상 민사 분쟁으로 번진다고 말했다.
◆차주 특약은 넓지만 '자정'이 벽
빈틈을 메우는 수단은 차주가 자기 보험에 붙이는 단기운전자확대특약이다. 금감원이 안내하는 대로 이 특약은 차주의 자차 담보를 그대로 쓰기 때문에 단독사고도 보장한다. 대신 효력은 가입일 24시, 즉 자정 이후에 생긴다. 당일 아침 급히 들어도 그날 사고는 보장받지 못한다.
대가도 있다. 보험개발원 실무요강을 보면 이 특약으로 사고가 나면 차주 본인의 할인할증등급이 떨어진다. 원데이보험은 운전자 명의 별도 계약이라 차주 등급에 영향이 없다. 금감원 보험감독국도 보장은 단기특약이 가장 넓지만 전날 자정 전 가입이라는 제약이 당일 교대운전 수요를 흡수하지 못한다고 본다.
올해 들어 삼성화재는 모바일로 차량 사진을 올리면 당일 즉시 효력이 생기는 임시운전자 특약을 내놨다. 다만 다른 대형 손보사의 도입 여부는 회사마다 다르다.
◆내 보험 '다른 자동차 특약'은 가족 차 제외
세 번째 카드는 운전자 본인 자동차보험의 '다른 자동차 운전 특약'이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약관을 보면 이 특약은 무보험차상해에 가입하면 자동으로 따라온다. 그러나 빌린 차의 파손을 물어주려면 '다른 자동차 차량손해 특약'을 따로 들어야 한다.
범위도 제한된다. 금감원 분쟁조정사례집은 부모·배우자·자녀 소유 차량을 '다른 자동차'에서 제외한다고 적었다. 한 운전자가 이 특약만 믿고 부모 차로 추돌사고를 냈다가 대물·자차 보상을 모두 거절당한 분쟁이 그래서 생겼다. 보상 한도도 빌린 차가 아니라 내 차 가액까지다. 경차 보험으로 친구의 수입차를 몰다 사고가 나면 차액은 고스란히 남는다.
◆12월 약관 개정, 단독사고 공백은 미지수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9월 특약 합리화 방안을 내놓으며 대여 즉시 가입하는 렌터카 손해특약을 마련했다. 이 내용은 12월 표준약관에 반영된다. 단기·일일 운전자 특약의 면책 사항 설명의무를 강화한 약관 개정도 연말 적용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두 개정 모두 원데이보험의 단독사고 면책과 3000만원 한도를 직접 손대지는 않는다. 개인 간 차량 대여의 휴차료를 담을 특약도 아직 없다. 실시간 사진 등록 방식 즉시효력 특약을 모든 손보사가 이달 중 확대할지도 확정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