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방 주택시장 침체, 미봉책으로 막을 단계 지났다

입력 2026-10-16 05:00:00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5년 새 서울 아파트값이 평균 12%가량 오르는 동안 대구는 약 30% 내렸다. 변동률 격차가 40%포인트에 이르면서 대구는 집값 하락, 미분양 적체(積滯), 거래 부진 속에 허우적대고 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의 72.3%가 비수도권에 몰려 있다. 같은 나라 주택시장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다. 그런데도 부동산 정책은 서울 집값 잡기에 몰두해 있다. 서울 집값이 오르면 대출과 공급 정책을 총동원하면서, 지방 장기 침체에는 세제 혜택을 찔끔 늘리고 금융 규제 강화를 늦추는 땜질 처방만 되풀이한다. 지방 집값 하락은 그저 참고 견뎌야 할 문제인가.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을 지켜보는 지역민들이 품을 수밖에 없는 의문이다.

건설업이 위축되면 하청업체, 자재업체, 일자리와 소비도 직격탄을 맞는다. 게다가 주택시장 침체는 건설사와 임대 사업자 자금난을 거쳐 공공 부문 부담으로 확산하고 있다. 국회에 제출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법인 임대 사업자의 임대 보증금 보증 사고액은 1조103억원으로, 2022년의 20배에 달했다. 사고액의 92.6%가 비수도권에서 생겼다.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HUG를 통한 미분양 매입 지원에 나섰지만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LH의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 매입 실적은 4차 공고까지 20가구뿐이고, HUG의 지방 미분양 안심 환매(還買) 사업도 6천 호 목표에 매입 승인 실적은 972호(16%)에 그친다.

대구시는 올 들어 9월까지 8차례나 정책 개선을 요청했고, 최근에도 금융·세제·주택정책 개선을 재차 건의했다. 지방은 거듭 비명을 지르는데 정부는 미봉책으로 일관한다. 당면(當面) 과제는 거래 정상화와 미분양 해소, 건설·금융 부실의 확산 방지다. 지역 상황에 맞춰 금융·세제·공급 정책을 실질적으로 이원화해야 한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 중심을 서울에만 두는 한 지방 주택시장 침체는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가 아니라 무관심하게 내팽개쳐진 지역민의 고통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