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중 1대 지연·자판기 수리 한 달…'고급 교통' 무색
코레일 사장 "국민 동의 필요"…전문가 "정기권·할인 다변화"
15년째 묶인 KTX 운임을 물가상승률만큼이라도 올려야 한다는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열차 6대 중 1대가 늦게 도착하고 차내 편의시설 수리에 한 달씩 걸리는 등 '고급 교통수단'이라는 이름이 무색해진 상황에서 서비스를 끌어올릴 재원을 마련하려면 국민적 합의를 거친 요금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태승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물가상승률만큼의 인상은 고민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5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는 "국민의 동의가 기본적으로 필요하고, 정치권과 경제부처의 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코레일은 지난달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 에스알(SR)과 통합하면서 KTX 운임을 3년간 평균 10% 내렸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정부의 기본 방침은 철도 통합에 따라 요금을 10% 인하하고 하루 1만5천석을 추가 공급하는 등의 혜택을 국민께 드리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기요금·선로이용료 등 재무 부담 요인이 생기면 부득이 이용 수요와 국민 부담, 사회적 합의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운임체계를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TX 운임상한은 2011년 이후 그대로다. 그사이 코레일의 영업손실은 지난해 3천524억원으로 불었고, 누적 적자는 22조원을 넘었다. 하루 이자 비용만 10억원씩 나가는 실정이다.
서비스는 뒷걸음질하고 있다. KTX 운행의 15.8%가 5분 넘게 늦었고, 코레일 자체 헌장 기준 정시율은 올해 1~8월 88.15%에 그쳤다. KTX-1 46편성을 바꾸는 데만 5조원 넘게 들어, 김 사장은 "코레일 재무 구조상 감당이 어렵다"고 했다.
이를 타개할 인상 방식으로는 일괄 인상보다 요금 체계 개편에 무게가 실린다.
황정훈 미래도시교통연구원장은 "기본 요금을 올리더라도 자주 이용하는 구간의 할인율을 늘리는 등 소비자가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요금 체계를 다변화하는 방법이 있다"며 정기권 세분화와 비첨두 시간대·출발 임박 열차 할인 확대를 제안했다.
김 사장도 앞서 "붐빌 때 요금을 올리는 등 요금 체계를 탄력적으로 해 수요를 조정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했다.
다만 운임을 내린 지 한 달여 만에 인상을 거론한 데 대해 국감에서는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