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에 국제 금값 하락세
금 ETF도 줄줄이 손실
"금값 반등은 연준 긴축 끝나야"
올해 초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금값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 급등으로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영향이다. 다만 가격 조정에도 개인 투자자와 각국 중앙은행의 매수세는 이어지고 있어 중장기 상승 기대는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각)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온스당 4107.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 29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온스당 5595달러)와 비교하면 26.57% 떨어진 수준이다.
금값을 끌어내린 핵심 요인은 금리 상승이다. 금은 배당이나 이자를 주지 않는 대표적인 무수익 자산이어서 금리가 오르면 확정 이자를 주는 채권의 상대적 매력이 커지는 반면 금을 보유하는 데 따른 기회비용은 늘어난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달 7일 장중 5.35%까지 치솟아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달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매파적 기조를 보인 점도 금값에 하방 압력을 더했다.
금값이 밀리자 관련 ETF 수익률도 나란히 뒷걸음질쳤다. 15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국내 금 현물 지수를 추종하는 'ACE KRX금현물'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21.55%로 집계됐다.
'TIGER KRX금현물'도 같은 기간 21.48% 내렸고, 국제 금 시세를 따르는 'KODEX 금액티브'와 'SOL 국제금'은 각각 21.50%, 21.21% 하락했다. 금 채굴기업에 투자하는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 역시 -21.20%에 내렸다.
그럼에도 금을 사들이는 손길은 끊이지 않았다. 수익률 부진에도 개인 투자자는 최근 6개월간 'ACE KRX금현물'을 1148억원, 'TIGER KRX금현물'을 644억원 순매수했다. 글로벌 시장도 마찬가지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난 9월 글로벌 실물 금 기반 ETF에 100억달러가 순유입됐고, 3분기 전체로는 310억달러가 들어와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각국 중앙은행의 매입도 금값 하단을 떠받치는 요인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세계 중앙은행의 월평균 금 매입량은 91톤으로, 2022년 이전 월평균(17톤)의 5배를 웃돈다. 외환보유액을 다변화하고 지정학적·금융 위험에 대비하려는 수요가 꾸준하다는 의미다.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도 달러 자산에서 금으로 분산하려는 수요를 자극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내년 반등에 무게를 싣는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 금값 목표치로 온스당 4650달러를 제시하며 내년 말 5400달러 전망을 유지했고, UBS는 내년 9월 금값을 5400달러로 내다봤다.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중앙은행 수요 확대가 근거다. 다만 중장기 상승 전망과 당장의 매수 시점은 구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금리 부담이 가시지 않은 만큼 단기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어서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정부의 막대한 재정적자와 정책 불확실성 속에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준비자산 다변화 추세는 금 가격의 하방 경직성을 지지한다"며 "추가 긴축 우려가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금리 부담이 완화되면 연내 5000달러선 탈환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