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고 싶은 질문 텔레그램으로"…강선우·김병기 공천 면접 통화 드러났다

입력 2026-10-15 09: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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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말고 텔레그램으로"…김병기 의원 언급
경쟁 후보들에게 나온 면접 질문도 김경에게 전달

공천헌금 명목으로 1억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 무소속 강선우 의원(사진 왼쪽)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사진 오른쪽)이 14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각각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천헌금 명목으로 1억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 무소속 강선우 의원(사진 왼쪽)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사진 오른쪽)이 14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각각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강선우 무소속 의원이 김경 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에게 공천 면접에서 받고 싶은 질문을 미리 준비해 김병기 무소속 의원에게 전달하도록 안내한 정황이 1심 판결문에 담겼다.

강 의원이 경쟁 후보들에게 실제로 나온 면접 질문까지 김 전 시의원에게 알려준 사실도 드러났다. 재판부는 이 같은 행위를 강 의원이 공천 청탁과 함께 현금 1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판단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전날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 등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1심 판결문에 두 사람이 2022년 4월 나눈 통화 내용을 제시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강 의원은 김 전 시의원에게 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던 김병기 의원이 공천 면접에서 받고 싶은 질문을 텔레그램으로 보내달라고 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강 의원은 통화에서 "김병기 의원이 카카오톡 말고 텔레그램으로 '내일 나한테 이것 좀 물어봐줘' 하는 거를 보내달라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관련 사항 등 면접 과정에서 질문받고 싶은 내용을 정리한 뒤 김병기 의원에게 텔레그램으로 전달하면 된다고 안내했다.

김 전 시의원에게는 다른 후보들의 면접 내용도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의원은 김 전 시의원보다 앞서 공천 면접을 치른 후보들이 어떤 질문을 받았는지 설명하면서 "오늘 보니까 그런 거 많이 물어보더라고"라고 말했다.

당시 민주당 서울 강서구 제1선거구 시의원 후보 공천에는 김 전 시의원을 포함해 모두 3명이 신청한 상태였다.

재판부는 강 의원이 경쟁 후보들에게 제시된 질문을 알려주고 예상 질문을 미리 준비해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에게 전달하도록 조언하는 등 김 전 시의원의 공천을 돕기 위한 행동을 했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정황은 강 의원이 김 전 시의원으로부터 공천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인정하는 근거 중 하나로 제시됐다.

앞서 김 전 시의원은 2022년 1월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강 의원에게 공천 대가로 현금 1억원이 담긴 쇼핑백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강 의원은 민주당 서울시의원 후보 공천관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었으며, 김 전 시의원은 이후 강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구에서 단수 공천을 받아 시의원에 당선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4일 강 의원의 금품수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다. 김 전 시의원에게는 징역 1년이 선고됐다.

두 사람은 구속기소된 뒤 보석으로 풀려났으나,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되면서 보석이 취소돼 법정구속됐다.

한편 김병기 의원은 강 의원의 공천헌금 1억원 수수 의혹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다만 이번 1심 판결에서 김병기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에 직접 가담했다는 형사책임까지 인정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