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시위 과정에서 신고당해…2건은 흉기 소지 때문
피의자, 전과 10범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인천 대형 상업시설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50대 남성이 범행 전 두 달 동안 업무방해와 흉기 소지 등으로 6차례나 경찰에 신고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가 살인미수 전과가 있는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대상이었다는 점에서 신고 당시 경찰의 현장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14일 인천경찰청 등에 따르면 A(59)씨는 지난 8월 19일부터 인천 계양구 한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여왔다. A씨는 해당 병원에서 무좀 등 피부 질환을 치료받고도 증상이 낫지 않았다며 합의금을 요구했고, 병원 측이 거부하자 시위를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병원 측의 경찰 신고는 지난달 말까지 모두 6차례 이어졌다. 신고 사유는 허위사실 유포와 업무방해 등으로 4건, 흉기 소지로 2건이었다.
흉기 소지 신고는 모두 지난달 9일 접수된 것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A씨는 "시위 푯말에 구멍을 뚫어야 하는데 집에 커터칼이 없어 식칼을 가져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에 경찰은 현장에서 범죄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뒤, 식칼 회수 이외에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정리했다.
같은 기간 A씨는 시위용품이 사라지거나 훼손됐다는 이유로 경찰에 두 차례 신고한 이력이 있었다.
A씨에 대한 흉기 소지 수사가 본격화한 계기는 병원이 경찰 신고 당일 행정안전부 안전신문고에도 비슷한 내용의 민원을 제기하면서다. 행안부로부터 관련 내용을 넘겨받은 경찰은 병원 관계자 등을 먼저 조사한 뒤, A씨를 지난 6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A씨는 조사에서 식칼을 가지고 있었던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다만 "1인 시위용 푯말에 구멍을 뚫기 위한 것이지 다른 사람을 해코지할 목적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를 살핀 결과, 영상에는 A씨가 자신이 가져온 팻말에 네 차례 구멍을 뚫어 줄을 연결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이에 경찰은 A씨의 신병을 확보하지 않고 식칼만 임의제출받아 압수했다.
문제는 A씨에게는 과거 흉기를 이용한 범죄 전력이 여러 차례 있었다는 점이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A씨가 살인미수 전과에 따른 전자발찌 부착 대상임을 파악해 관리·감독기관인 법무부에 이 사실을 통보하기도 했다.
앞서 A씨는 2004년 인천 부평구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중개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다. 2007년에는 이혼 후 함께 살던 전처와 다투다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하는 등 전과가 10범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 2015년에는 재결합을 거부하는 전처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른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후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된 A씨는 오는 2029년 2월까지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았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흉기 소지 신고 당시 A씨가 흉기를 들고 시민을 위협하거나 거리를 배회하는 모습은 확인하지 못했다"며 "(구멍을 뚫는 용도라는) 피의자 진술과 CCTV 분석 등을 통해 공공장소 흉기 소지 혐의가 성립하는지 종합적으로 분석해 봐야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A씨는 조사 과정에서 정신질환 여부에 대해 진술을 거부했고, 15년간 알코올중독 약물 치료를 받은 사실을 진술했다"며 "자해나 타인 상해 위험성이 있는 경우 응급입원이 가능하지만, 그런 경우는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A씨는 전날 오후 1시 48분쯤 인천 남동구 구월동 대형 상업시설 씨앤씨(see&see) 건물에서 일면식 없는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이용객 8명을 살해하려 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진 부상자 1명은 여전히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