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전략위원회가 14일 출산율 제고(提高) 중심에서 삶의 질 향상과 사회의 지속가능성 확보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기는 '제1차 국가인구전략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제정과 이듬해 첫 기본계획 시행 이후 20년 만에 국가 인구전략의 틀이 바뀌는 것이다. 인구 변화 속도를 늦추는 '완화',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대비하는 '적응', 기술혁신으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도약' 등 3대 전략을 제시했다. 2030년까지 삶의 만족도를 6.6점에서 7.0점으로, 경제활동참가율은 71.8%에서 74.0%로 높인다는 목표다. 출산·양육 지원 확대와 공공주택 공급, 비혼 출생아 차별 개선 등 117개 기본과제를 담고, 부처별 인구 관련 예산 사전협의제도 도입한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80명으로 반등(反騰)했지만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불가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생산연령층 100명당 고령자는 2025년 31명에서 2050년 80명으로 늘어난다. 출산율이 회복돼도 이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려면 20년 넘게 걸린다. 출산율 회복과 인구 감소 적응을 병행해야 하는 이유다. 주목할 것은 인구 증가 수단으로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게 아니라 삶의 질 자체를 정책 목표로 삼았다는 점이다. 안정적 일자리와 주거, 일·가정 양립, 건강한 노후는 출산 여부와 관계없이 보장돼야 할 삶의 조건이다.
정책 방향이 바뀌었다고 출산과 양육을 가로막는 고용 불안, 주거·교육비 부담, 경력단절 문제에 소홀해선 안 된다. 정부가 인구 관련 사업의 지방우대 적용을 확대하기로 한 만큼 재정투자도 지자체 간 인구 유치 경쟁보다 인구 감소 지역의 의료·돌봄·교통서비스 유지와 정주(定住) 여건 개선에 기여하도록 바꿔야 한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예산 사전협의제가 형식적 절차에 머물지 않도록 부처별 사업의 중복과 성과를 평가하고, 효과가 검증된 사업에 재원을 집중해야 한다. 20년 만에 국가 인구전략의 틀을 바꾼 만큼 예산과 제도, 정책의 우선순위까지 바꿔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