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검사 공방에 묻힌 중수청장의 '능력 검증'

입력 2026-10-15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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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중수청장 청문회에서 주목받은 장면 중 하나는 '정치검사 1호'를 묻는 문답(問答)이었다. 김지용 후보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첫손에 꼽았고, 한동훈 의원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엔 '부정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검찰이 개혁 대상이라는 데에도 동의했다. 한때 '검수완박'에 반대했지만 지명 이후 밝혀 온 개혁 동의 입장을 확인한 셈이다.

그러나 이 문답이 확인한 것은 후보자의 정치적 좌표(座標)지 능력이 아니다. 수사기관장 후보에게 특정 정치인의 이름을 대며 정치검사 여부를 묻는 것 자체가 자질 검증과는 거리가 멀다. 답변도 아쉽다. 수사의 정치화 청산을 내세운 후보자라면 특정 인물에 대한 언급에 더 신중해야 했다. 공정성 시비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

실질적 검증이 없진 않았다. 일부 여당 의원은 정진웅 검사 독직폭행 기소 과정에서 '비겁한 선택'이 드러났다고 몰아세웠고, 후보자는 기소에 반대했다면서도 의견을 관철(貫徹)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했다.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서는 기소에 반대하는 이의제기서를 내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조직의 결정이 소신과 다를 때 어떻게 행동했는지는 독립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런데 공방의 상당 부분은 후보자의 과거 행적과 자료 제출 문제에 쏠렸고, 조직 운영 관련은 상대적으로 덜 부각됐다.

검증 근거도 부족했다. 박정현 의원은 중수청에 운영 매뉴얼과 미제 사건 이관 기준 자료를 요청했으나 구체적 답이 없었다며 '검찰청 시즌2'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주민 의원은 후보자가 소상히 밝히겠다고 약속했지만 제출된 자료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대통령은 후보자의 수사 전문성과 조직관리 경험을 적임 사유로 들었고, 후보자도 독립성 확보 방안 등을 소상히 밝히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청문회는 그 전문성·경험의 입증 여부와 약속한 소명 이행 여부를 가리는 자리여야 한다. 청문회가 후보자가 누구 편인지를 확인하는 데 그친다면 그 대가는 갓 출범한 중수청과 국민이 치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