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 군함 우리 해역 진입 횟수 공개 못하나, 안 하나

입력 2026-10-14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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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중·러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 횟수'와 '중국 군함의 우리 관할 해역 진입 횟수' 등을 알려 달라고 요구했으나 군 당국이 거부해 여러 의문과 불안감을 갖게 한다. 합참과 공군본부는 "우리 군의 감시 능력 노출 방지 및 작전 활동 보호 등을 고려해 제출이 제한된다"고 답했다고 한다. 일견 일리 있으나 국민 알권리를 외면하고 불안을 키우는 처사(處事)라고 본다.

작년 한 해 동안 중국 군함의 우리 관할 해역 진입은 항공모함 8회를 포함해 350여 회였다. 이는 2020년 이래 가장 많은 횟수였다. 그러니 올해 중국 군함의 우리 관할 해역 진입 횟수를 밝히지 않는 것은 그 횟수가 크게 늘어 공개할 경우 파장(波長)이 크고, 이재명 정부의 영토 수호(守護) 의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것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군 당국은 중국 또는 러시아의 진입 횟수를 공개했고, 통상 국정감사에서도 국회에 자료를 제출해왔으니 말이다. 만약 진입 횟수가 급증해 공개하지 못한다면 '자주국방'이 무색하고, 정부가 북·중·러 친화적으로 흐르니 군 역시 북·중·러 눈치를 본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의 정보 공유 중단으로 북·중·러 동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자료 제출이 어려운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미국은 '북한 구성 우라늄 농축 시설' 소재지(所在地) 공개 논란 이후 대북 정보 공유를 제한하고 있다. 대북 정보 공유 제한을 넘어 중국의 서해 진출 정보까지 제한하고 있다면 안보 위협은 더욱 심각하다.

중국은 남중국해 교두보화 및 우리 서해 '내해화(內海化)' 전략을 꾀하고 있다. 서해는 우리에게 단순한 연안(沿岸) 바다가 아니라 수도 방어 전진 기지·산업 물류 핵심·남북 군사 접점·미중 전략 공간이 겹치는 곳이다. 중국 군함과 군용기가 서해와 서해 상공을 마음대로 들락거린다면 우리 안보에는 치명적이다. 이를 모르거나, 알고도 막지 못한다면 '영토 상실'이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