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상품권 환불, 기한 지나도 5년 안이면 95% 현금·100% 포인트

입력 2026-10-13 17: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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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개정 표준약관, 5만원 초과 현금 환급률 90→95% 카카오 8월 적용…무상 지급 기업용 쿠폰은 여전히 환불 사각지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생일에 받은 커피 쿠폰, 명절에 들어온 호텔 뷔페권. 카카오톡 선물함에 쌓인 채 유효기간을 넘긴 상품권을 많은 사람이 그냥 버린다. 하지만 기한이 지났다고 권리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다. 모바일상품권 환불은 구매일로부터 5년 안이면 청구할 수 있다. 5만원을 넘는 상품권은 현금으로 95%, 포인트로 받으면 액면가 전액을 돌려받는다.

◆ 유효기간과 소멸시효는 다르다

소비자가 가장 많이 헷갈리는 지점이 여기다. 상품권에 찍힌 유효기간은 '쓸 수 있는 기간'이고, 환불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은 따로 있다. 상법이 정한 상사채권 소멸시효 5년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9월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을 고치면서 이 기준을 분명히 했다. 종전에는 일부 사업자가 '발행일'을 기준으로 5년을 셌다. 공정위는 이를 구매일 또는 충전일 기준으로 바로잡았다. 선물을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그만큼 청구할 수 있는 날이 늘어난 셈이다.

카카오는 올해 8월부터 소멸시효가 끝나기 30일 전을 포함해 최소 세 차례 사전 알림을 보내도록 약관을 바꿨다. 알림톡과 이메일로 통지한다. 5년이 지나면 그 돈은 사업자 몫으로 굳는다.

◆ 5만원 넘으면 95%, 포인트면 100%

환급률은 금액에 따라 갈린다. 5만원을 넘는 상품권은 잔액의 95%를 현금으로 돌려받는다. 종전 90%에서 5%포인트 올랐다. 5만원 이하는 기존 90%가 그대로다. 공정위는 소액 상품권은 기한 안에 쓸 가능성이 높아 소비를 유도하는 쪽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포인트나 적립금으로 받는 길도 있다. 이 경우 금액과 상관없이 액면가 100%가 그대로 보전된다. 사업자가 포인트 제도를 운영하는 경우에 한한다.

카카오 선물하기 기준으로 10만원짜리 호텔 뷔페권을 기한 안에 쓰지 못했을 때가 대표적이다. 9만5천원을 계좌로 환급받거나 10만 카카오쇼핑포인트로 전액 돌려받을 수 있다. 유효기간이 끝난 지 1년이 지난 상품권을 수수료 공제 없이 전액 포인트로 받은 사례도 있다.

◆ 7일 안이면 전액, 쓰다 남아도 잔액 환급

구매하거나 충전한 지 7일이 안 됐다면 수수료 없이 전액 취소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법의 청약철회권이 그대로 적용된다.

금액형 상품권은 일부만 써도 잔액을 돌려받는다. 1만원 초과는 액면가의 60% 이상, 1만원 이하는 80% 이상을 쓰면 남은 돈을 환급해 준다. 공정위는 지난해 페이코 등 열 개 사업자의 환불·양도 제한 조항 85개를 한꺼번에 시정했다.

◆ 5년간 1615억원, 수수료로 굳은 돈

규칙이 바뀐 배경에는 '낙전수입' 논란이 있다. 2024년 국정감사 때 국회 정무위원회 이정문 의원실이 카카오 제출 자료를 분석했다. 카카오 선물하기의 환불 수수료 수익은 2020년부터 2024년 8월까지 1615억원으로 추산됐다. 2021년 한 해에만 45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후 해마다 줄었다.

시장은 그 사이 훨씬 커졌다. 신유형 상품권 거래액은 2019년 3조4천억원에서 2024년 8조6천억원으로 두 배 반이 됐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3월 발표한 온라인쇼핑동향을 보면 이쿠폰 거래의 열에 아홉(90.5%)은 모바일에서 이뤄진다.

반면 소비자는 권리를 잘 모른다. 국민권익위원회의 2019년 설문에서 기한 지난 상품권을 환불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응답은 75.2%에 달했다. 만료 뒤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는 응답도 58.6%였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9월 발표한 신유형 상품권 상담 분석 결과를 보면 접수된 1천349건 가운데 사용·환급 거부가 74.0%(998건)를 차지했다.

◆ 포인트 100%의 조건

포인트 전환은 깎이는 게 없지만 공짜는 아니다. 소비자단체는 플랫폼 적립금 환급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카카오쇼핑포인트처럼 적립금으로 받으면 현금으로 뺄 수 없고 해당 플랫폼 안에서만 쓸 수 있어 '가두기' 효과가 생긴다. 현금 95%와 포인트 100% 가운데 무엇이 이득인지는 그 플랫폼을 계속 쓸지에 달렸다.

◆ 공짜로 받은 쿠폰은 예외

표준약관이 모든 모바일상품권을 지켜주지는 않는다. 기업이 대량으로 사서 이벤트나 판촉으로 무상 배포한 상품권은 환불 대상에서 빠진다. 기한이 지나면 연장도, 환급도 안 된다. 직원 복지용으로 기업이 구매한 상품권도 같은 이유로 거부당하는 일이 생긴다.

한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B2B 모바일 상품권은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혜택을 받고 있어 95% 환불은 안 되더라도 기간이 비교적 짧은 만큼 보상 차원에서 일정 부분은 환불해줄 수 있는 규정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