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인물로 언급한 것을 두고 여성단체들이 피해자를 외면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한국여성의전화와 한국성폭력상담소는 12일 공동논평을 내고 "대통령 핸드폰 너머에 여성폭력 피해자가 있다"고 밝혔다.
논란은 이 대통령이 지난 11일 X(옛 트위터)에 악성 댓글 계정 차단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박 전 시장을 언급한 데서 비롯됐다. 당시 이 대통령은 박 전 시장을 "소통과 그 수단인 SNS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신 분"이라고 표현했다.
이들 단체는 "대통령의 소위 박 전 시장 '샤라웃'은 소셜미디어의 중요성으로만 읽히지 않았다"며 "성폭력으로 고소됐고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와 법원 판단으로 성희롱 사실이 인정된 전 서울시장에 대한 공개 추모로 읽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통령이 누군가를 공개적으로 호명할 때 그것은 대한민국 권력이 무엇을 바라보고 중시하는지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대통령이 여성폭력 대책을 마련하고 피해자를 돌보는 국정에 매진해야 할 시간에 성희롱 피해와 트라우마를 다시 끌어올리고 피해자를 도외시했다"고 했다.
두 단체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들은 "박 전 시장의 이름이 사건을 부정하고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가하는 데 쓰이고 있다는 것을 대통령이 모를 수는 없다"며 "피해자가 여전히 2차 피해에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글은 무책임한 논쟁을 다시 불러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사이에서 피해자는 기본권을 지닌 한 사람이 아니라 논쟁의 대상으로 소환되고 소모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 단체는 대통령의 헌법상 책무도 거론했다. 헌법 제7조는 공무원을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 규정하고 있으며, 제10조는 국가가 개인의 기본권을 확인하고 보장할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단체들은 대통령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할 책임을 가장 무겁게 지는 자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에서는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화면 너머에는 삶을 유지하고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여성폭력 피해자들이 있다"며 "대통령은 이들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을 책임지는 자리다. 필요한 것은 SNS가 아니라 현실을 바꾸는 대통령"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