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도 맞은편의 북한 개성시 인근 지역에서 10차례 넘는 연쇄 폭파 작업이 진행되는 모습이 일본 NHK 카메라에 포착됐다. 북한이 남북 접경지역의 물리적 차단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 중인 '요새화' 작업의 일환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NHK는 지난 11일 강화도 맞은편 북한 개성시 이남 지역에서 50명에 이르는 인원이 동원돼 대규모 폭파 공사를 진행하는 모습을 촬영했다고 보도했다. 강화도와 북한 지역은 가까운 곳의 경우 약 1㎞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영상에는 북한 측 강변을 따라 공사가 진행되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폭발이 여러 차례 이어졌고, 작업자들이 모여 있던 곳에서는 잇따라 흙먼지가 치솟았다. 매체는 당시 상황에 대해 "취재를 시작한 지 약 1시간이 지난 오후 2시 30분쯤, 갑자기 커다란 폭발음이 10차례 이상 연속으로 들렸다"고 했다.
작업 현장이 바위산과 비슷한 지형으로, 북한 측이 화약 등을 이용해 암반을 폭파함으로써 공사를 수월하게 진행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매체 분석이다.
NHK에 따르면 일부 작업 현장에서는 북한 국기가 게양된 모습도 확인됐다. 해당 장소에서는 국기가 철거되고 작업자들이 자취를 감춘 지 몇 분 뒤 대규모 폭파가 연이어 이뤄졌다. 폭파가 끝난 뒤 약 10~15분이 지나자 작업자들이 다시 모여 공사를 재개했다. 이후에도 인근 다른 장소에서 비슷한 폭파 작업이 반복됐다.
인근 주민들은 이 같은 작업이 약 한 달 전부터 시작됐다고 했다. 남북 경계인 강을 따라 진행 중인 공사에서 폭발음과 흙먼지가 반복적으로 목격되고 있다는 것이다. 강화도에 거주하는 63세 남성은 "폭파 작업이 동쪽에서 서쪽 방향으로 서서히 진행되는 것 같다"며 "거리가 가까워 '쾅' 하는 엄청나게 큰 소리가 들린다. 이곳에서 60년 넘게 살았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했다.
이번 폭파 작업이 북한이 남북 접경지역에서 추진 중인 '요새화' 계획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2023년 12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며 대남 노선의 전환을 선언했다.
이듬해 1월에는 남북 경계선을 '국경선'으로 규정하고 한국과 연결되는 철도 등을 차단하도록 지시했다. 이후 군사분계선 인근에 지뢰를 매설하고 도로를 보강하는 한편, 대전차 방벽으로 추정되는 구조물을 설치해 왔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2024년 10월에도 한국과 연결된 도로와 철도를 완전히 끊고 방어시설을 구축해 요새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같은 발표 엿새 뒤 북한은 남북 연결도로 일부를 실제로 폭파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포착된 공사가 이 같은 조치의 연장선에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영상을 본 조한범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의도적인 폭파 작업으로, '요새화'를 위한 공사로 보인다"며 "차량이 통행하고 대규모 보병이 이동하거나 물자를 수송할 수 있는 도로가 필요하기 때문에 대규모 발파 작업과 지반을 평탄하게 만드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 연구위원은 북한이 차량 통행과 대규모 병력 이동, 물자 수송을 위한 도로를 확보하기 위해 암반을 폭파하고 지반을 평탄하게 만드는 공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북한이 군사분계선 인근뿐 아니라 강과 바다를 따라 형성된 접경지역에서도 군사용 도로와 철조망을 정비하며 이들 도로를 연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봤다.
특히 조 연구위원은 지난달 21일 비무장지대(DMZ)에서 한국군 장병 3명이 지뢰 폭발로 다친 사건 이후에도 북한이 요새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한국군 장병이 다친 지뢰 폭발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요새화 작업을 가속하겠다는 북한의 의지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적대적인 두 국가라는 주장을 관철하려는 것으로, 한반도의 물리적·정치적 단절을 실현하려는 것 아니겠냐"며 "영원히 별개의 국가가 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