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면세 11월부터 공항 사후 환급…소모품 50만엔 한도 폐지

입력 2026-10-12 16: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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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 구매분부터 소비세 10% 내고 출국장서 환급 밀봉 봉투 사라지지만 현지서 쓰면 전표 전체 무효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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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드럭스토어 계산대에서 여권을 내밀면 바로 깎아 주던 쇼핑이 끝나고 일본 면세 환급 제도가 11월부터 전면 개편된다. 11월 1일 구매분부터 일본은 소비세 10%(식음료 8%)를 그대로 받고, 출국할 때 공항 세관을 거친 사람에게만 세금을 돌려준다. 가을·겨울 성수기에 일본행을 잡아 둔 여행객이라면 환급 절차를 모르면 세금 전액을 날릴 수 있다.

◆매장 할인 끝, 공항에서 돌려받는다

새 제도의 핵심은 '선결제 후환급'이다. 매장에서는 세금 포함 가격을 내고 면세 서류만 받는다. 출국장 세관 키오스크에서 여권을 스캔해 반출 승인을 받아야 환급이 완료된다.

키오스크는 녹색과 적색 두 가지 판정을 낸다. 녹색이면 그대로 통과하고, 적색이 뜨면 세관 직원이 물건 개수와 실물을 대면으로 확인한다. 적용 기준은 구매일이다. 10월 31일에 산 물건은 매장에서 면세받고, 다음 날 산 물건은 공항에서 환급받는다.

◆50만엔 상한·밀봉 봉투 사라진다

풀리는 것도 있다. 화장품·의약품 같은 소모품에 걸려 있던 1인 1점포 1일 50만엔 구매 상한이 없어진다. 소모품을 살 때 의무였던 비닐 특수 밀봉 포장도 폐지돼 일본에서 봉투를 뜯어도 된다.

일반물품과 소모품 구분도 없어진다. 가방과 화장품을 한 매장에서 샀다면 둘을 합쳐 면세 기준을 맞출 수 있다. 다만 같은 매장에서 하루 세전 5,000엔(세금 포함 5,500엔) 이상 사야 한다는 최소 구매액 조건은 그대로다. 세전 100만엔이 넘는 고가품은 시리얼 번호 같은 식별 정보를 국세청 전산에 등록해야 한다.

◆짐 먼저 부치면 환급 못 받는다

가장 많은 여행객이 걸려 넘어질 대목이 출국 당일 순서다. 세관 확인은 위탁수하물을 부치기 전에 마쳐야 한다. 면세품을 캐리어에 넣고 먼저 항공사 체크인을 한 뒤 키오스크에서 적색 판정을 받으면 현품을 보여 줄 수 없어 환급이 취소된다.

봉투를 뜯어도 되지만 쓰면 안 된다. 일본에 머무는 동안 면세 소모품을 먹거나 사용하면 환급 대상에서 빠진다. 같은 영수증에 묶인 물건 중 하나라도 현지에서 소비하면 그 전표 전체가 반출 불인정 처리된다. 반출 확인 기한은 구매일 다음 날부터 90일이다.

나리타·하네다·간사이·중부·후쿠오카·신치토세·나하 7개 거점 공항에서는 Visit Japan Web으로 온라인 사전 수속을 할 수 있다. 지방 소규모 공항의 키오스크 설치 현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수수료와 대기줄, 새로 생긴 부담

돌려받는 돈이 세금 전액은 아닐 수 있다. 복합쇼핑몰 캐널시티 하카타는 지난 8일 카운터 환급 시 상품가의 1.5%를 면세 수수료로, 환급액의 4.25%를 송금 수수료로 뗀다고 고지했다. 환급 대행사마다 수수료가 달라 실제 환급액은 영수증마다 셈해 봐야 한다.

현지 여행업계는 출국장 혼잡을 걱정한다. 매장 계산대의 줄이 공항 세관 키오스크로 옮겨 가면서 수속이 늦어지고 탑승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탑승 시간이 임박한 관광객이 환급을 포기하는 사태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도 일본 소매업계에서 나온다.

◆왜 바꾸나…면세 되팔이 차단

일본이 불편을 감수하고 제도를 바꾼 이유는 면세품 '먹튀'다. 일본 회계검사원이 발표한 2022년도 결산검사 결과를 보면 나리타·하네다공항에서 외국인 9명이 33억엔어치 면세품을 산 뒤 물건 없이 출국했다. 소비세 3억4,000만엔 부과 결정이 내려졌지만 집행조차 되지 못했다.

일본 재무성이 집계한 2022년부터 2024년 3월까지의 현황을 보면 면세품을 사서 출국한 1,959만여 명 가운데 1억엔 넘게 산 사람이 690명에 달했다. 이들이 산 금액만 2,332억엔이다. 새 제도에서는 정당한 사유 없이 면세품을 반출하지 않으면 1년 이하 구금이나 50만엔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한국인에게 남의 일이 아니다. 일본 관광청이 지난 8월 발표한 2025년 방일외국인 소비동향조사에서 한국인 여행객의 일본 내 총소비액은 9,906억엔이었고 쇼핑 지출액은 전체의 24.5%인 2,423억엔에 달했다.

환급 방식 전환만이 아니다. 일본 국세청이 지난 7월 1일 개정한 국제관광여객세법 기본통달을 보면 출국자에게 물리는 국제관광여객세를 같은 날부터 기존 1,000엔에서 3,000엔으로 올렸다. 면세 악용을 막고 관광객에게 세금을 더 걷겠다는 방향이 환급제와 출국세 두 갈래로 동시에 움직인 셈이다.

환급 창구로 몰릴 돈의 규모도 작지 않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1월 낸 '엔화 약세가 방일시장과 소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는 올해 방일 외국인 관광객 총소비액을 9조6,400억엔으로 내다봤다. 전년 대비 100.6%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