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 5월 공공 자금 지원 금지 조치 이후 첫 공식 협의 채널 마련
유럽연합(EU)과 중국이 중국산 인버터 수입 규제 문제를 공식 협의하기로 합의했다. 지난주 양측이 진행한 무역 회담은 중국이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출을 대폭 줄이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16개항 합의로 마무리됐다.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EU 측이 인버터를 포함한 품목의 시장 접근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주요 해외 시장에서 판매 제한에 직면한 중국 기업들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U는 올해 5월 사이버 안보 위협을 이유로 중국산 인버터가 포함된 프로젝트에 대한 공공 자금 지원을 금지했다. 수입 자체를 금지한 것은 아니지만, 중국·러시아·이란·북한 등 이른바 고위험 국가에서 생산된 인버터를 사용하는 프로젝트는 EU 자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인버터는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발전, 배터리 저장 시스템 등 재생에너지원을 전력망에 연결하는 핵심 장치다. 중국은 전 세계 인버터 생산 능력의 약 80%를 차지하며, 유럽은 8%, 북미는 3%에 불과하다.
EU는 인터넷에 연결된 인버터가 전력망을 교란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근거로 이 조치를 도입했으며, 고위험 국가 인버터를 배제함으로써 최소 14GW 규모의 신규 프로젝트가 유럽 공급업체 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대체 공급망 구축이 쉽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유럽투자은행 등 유럽 투자 기관들은 현재 중국 공급업체를 대체할 수 있는 선택지가 제한적이어서 강경한 단계적 퇴출 조치가 시행되면 다수의 프로젝트를 포기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중국산 인버터를 대체할 경우 비용이 높아져 일부 프로젝트가 단기적으로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단일 인버터 하나가 대규모 혼란을 일으킬 위험은 제한적이라며, 미국과 유럽의 조치가 기술적 우려보다는 지정학적 고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 담당 집행위원은 베이징에서 이번 합의를 발표하면서 향후 4년간 예상 수출량이 절반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중국의 EU향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출량은 80만 대에 이를 전망이다.
EU의 대중국 무역 적자는 하루 10억 유로(약 1조5000억원)를 넘는 상황이다. EU 정상들은 10월 중순 회의를 열어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과 새로운 대응 수단을 논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