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논란' 스티브승준유처럼 남을까, BTS·싸이처럼 끝낼까…안규백 국방위 재등장 [시사뒷담]

입력 2026-10-12 15:18:29 수정 2026-10-12 16: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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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초대 국방부 장관을 지낸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국방부를 떠난 뒤에도 과거 탈영, 군무이탈, 분실 등 병역 기록을 둘러싼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참고로 '탈영'은 일반적으로 부대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행위를 뜻하는 표현이고, 법률상으로는 '군무이탈'이 더 정확한 용어다. 다만 안규백 의원이 복무하던 당시 방위병의 경우 매일 출퇴근하는 형태였기 때문에 무단결근이나 미복귀를 병적기록상 '분실'로 표기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현재 안규백 의원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으로 국정감사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이 떠난 국방 분야의 국정감사장에서 다시 안규백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

12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병무청 국정감사에서 한기호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홍소영 병무청장에게 안규백 의원이 병적 기록 정정을 청구했는지를 물었다.

홍소영 병무청장의 답은 짧았다.

"청구가 없었다."

◆"퇴임 뒤 정정한다" 했는데…아직 신청 없어

앞서 논란은 안규백 의원의 과거 방위병 복무 기록에서 시작됐다.

안규백 의원의 병적기록에는 1983년 11월 입대해 1985년 8월 일병으로 소집해제된 것으로 기재돼 있다. 당초 14개월이었던 방위병 복무기간보다 기록상 기간이 길어 야권에서는 과거 근무지 이탈이나 영창 입소 등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안규백 의원과 당시 국방부는 이를 부인했다. 안규백 의원은 방위병 복무 당시 자신의 집에서 부대 현역병들에게 점심을 제공한 일로 군 관계기관의 조사를 받았고, 그 조사 기간이 근무기록에 포함되지 않아 소집해제 이후 추가 복무 통보를 받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국방부 역시 지난 7월 "탈영 주장은 명백한 허위"라고 반박했다. 구금이나 처분을 받은 사실도 없으며 병적 기록상의 문제는 행정 오류라는 게 당시 설명이었다.

대신 한 가지 약속을 내놨다. 현직 국방부 장관이 직접 병적 기록 정정을 요구하면 또 다른 논란이 생길 수 있으니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 병무청에 정정을 청구하겠다는 것이었다. 안규백 의원은 8월 말 장관 교체가 결정된 뒤에도 병역 의혹을 해소하겠다는 뜻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12일 현재까지 정정 청구는 이뤄지지 않았다.

강신철 신임 국방부 장관이 9월 2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부 장관 이·취임식에서 안규백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깃발을 전달받으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신철 신임 국방부 장관이 9월 2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부 장관 이·취임식에서 안규백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깃발을 전달받으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위 앉아 있는데 국방위에선 '안규백'

장면 자체도 묘하다. 안규백 의원은 국방부 장관에서 물러난 뒤 국회로 돌아와 교육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 등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하는 위치다.

그런데 같은 시기 국방위원회에서는 병무청장을 상대로 안규백 의원 자신의 병적 기록 문제가 다시 질의 대상이 됐다. 국방장관으로서 해명하던 사람이 자리를 떠났는데도 의혹은 국방 분야의 현안으로 남은 셈이다.

안규백 의원 입장에서는 이제 이 문제를 매번 정치공세라고 반박하는 것보다 공식 절차를 밟아 정리할 필요성이 더 커졌다.

◆하필 지금 '병역 공정성' 다시 뜨거워져

더구나 시점도 좋지 않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금메달리스트 병역특례 문제가 다시 정치권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안규백 의원 자신도 지난 5일 "병력 숫자가 절벽에 이른 상황"이라며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제도의 폐지를 주장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자동 병역특례 대상으로 인정하는 현행 기준을 없애는 법안까지 국회에 발의됐다.

병역자원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누구에게 예외를 인정할 것인지, 병역 의무의 공정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국민 관심이 다시 커진 상황이다. 그런 때 전직 국방부 장관의 본인 병역 기록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채 다시 국감장에 등장했다.

병역특례 폐지를 주장하는 전직 국방부 장관이라면 자신의 병역 기록에 제기된 의문부터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는 여론이 국민들의 상식과 감정을 바탕으로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9월 2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이임식을 마친 뒤 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9월 2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이임식을 마친 뒤 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혹 끝내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

해결 내지는 해소 방법은 복잡하지 않다.

첫 번째는 안규백 의원이 스스로 예고했던 병적 기록 정정 청구를 실제로 하는 것이다. 병무청 설명에 따르면 당사자가 정정을 요청하면 우선 해당 군에 사실관계를 조회한다. 기록이 명확하면 이를 토대로 정정하고,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별도의 심의 절차를 거칠 수 있다.

두 번째는 정정 결과뿐 아니라 근거까지 공개하는 것이다. 어떤 기록이 잘못돼 있었는지, 당시 실제 복무기간은 얼마였는지, 왜 추가 복무가 발생했는지, 군의 사실조회에서는 무엇이 확인됐는지를 가능한 범위에서 함께 설명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는 정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도 그 결과를 그대로 공개하는 것이다. 의혹을 해소한다는 것은 자신에게 유리한 결론을 얻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공식기관의 판단을 받아 국민에게 제시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

40여년 전의 병적 기록인 만큼 자료가 완전하게 남아 있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확인할 수 있는 것과 확인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해 설명하면 된다.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병역 공정성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뜨거워진 지금, 전직 국방부 장관 자신의 병적 기록이 국감장에서 재소환되는 상황은 오래 끌수록 누구에게도, 특히 안규백 의원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민의 기억은 생각보다 길다. 특히 병역 문제와 관련해선 더욱 그렇다. 새로운 병역특례 논란이나 유명인 병역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수십년 전 스티브 승준 유(이전 한국명 유승준) 사례까지 여전히 소환되는 것이 단적인 예다. 여기에 안규백 의원도 정치인 생활 내내, 정계를 은퇴하더라도 계속 소환될 가능성이 있다.

안규백 의원이 정말 이 문제를 묻고 가려 한다면 가장 좋은 시점은 오히려 지금일 수 있다. 장관직도 내려놓았고 병무청도 정정 절차를 공개적으로 설명했다. 이제 공은 안규백 의원에게 넘어갔다.

스티브 승준 유 인스타그램
스티브 승준 유 인스타그램

◆병역 문제, 잘 정리한 사례도 있다

병역이 향후 활동의 리스크가 되자 선제적으로 대응해 논란을 해소한 것은 물론, 오히려 책임감이라는 무형의 자산으로 바꾼 사례도 있다.

대표적으로 방탄소년단(BTS)은 세계적인 성공 이후 병역특례 여부가 장기간 사회적 논쟁이 됐지만, 소속사는 2022년 멤버들이 순차적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후 멤버 7명 모두 현역 또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마치면서 논쟁도 자연스럽게 정리됐다.

세계 무대에서 한창 활동하던 시기에 공백을 감수하면서도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는 점은 오히려 '회피보다 책임'이라는 이미지로 이어졌다.

BTS가 올해 7월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포드의 뉴욕뉴저지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하프타임쇼에서 공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BTS가 올해 7월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포드의 뉴욕뉴저지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하프타임쇼에서 공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가수 싸이. 매일신문DB
가수 싸이. 매일신문DB

가수 싸이는 출발점이 달랐다.

싸이는 산업기능요원 복무 과정에서 부실근무 문제가 불거졌고 병무청의 재입대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까지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이 재입대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자 2007년 현역으로 다시 입대해 20개월을 복무했다.

입대 당시에는 현역 장병과 전역을 앞둔 이들에게 미안하다는 취지로 사과했다. 병역 논란 자체를 없던 일로 만들 수는 없었지만, 공식 절차와 법원 판단을 받아들이고 다시 병역 의무를 이행하면서 문제를 매듭지었다. 이후 싸이는 활동을 이어가며 대중적 입지도 다시 확고히 했다.

BTS와 싸이의 출발점은 사실상 정반대다. 하나는 논란이 더 커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움직였고, 다른 하나는 문제가 불거진 뒤 공식 처분을 받아들이며 정리했다.

그러나 공통점은 분명하다. 병역 문제를 말과 해명만으로 끝내지 않고 실제 행동과 공식 절차로 마무리했다는 것.

안규백 의원이 참고할 대목이다. 병적 기록이 실제 행정 오류라면 정정 절차를 밟고, 결과와 근거를 공개해 스스로 매듭지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