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반도체 산단 조기 조성에 광주 군공항 비운다…전력 분산에 6600억원

입력 2026-10-12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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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납고는 막구조·건물은 모듈러형…조종사 양성 차질 軍도 예상
강대식 "속도전 앞서 한미 합의부터 도출해야"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 매일신문 DB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 매일신문 DB

정부가 호남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부지를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 광주 군공항의 전력을 다른 공군기지로 분산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6천6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유사시 미군 증원 전력이 들어오는 전시 주 양륙공항을 비우면서 시설은 간이 공법으로 짓고 조종사 양성 지연까지 감수하는 셈이어서 안보 공백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대구 동구군위군을)실에 따르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임시배치 사업비는 3천169억원이다. 경북 예천과 중원·서산기지 전력 수용시설에 2천187억원, 병력 숙소 등 주거 여건 조성에 817억원이 각각 투입된다.

전체 사업비는 6천600억원으로 책정됐다. 강 의원 측에 따르면 공군은 전력 분산 비용을 내부 검토하는 과정에서 1조원이 넘는 사업비를 산정했었고, 국방부에 8천500억원을 요구했다. 기획예산처는 이를 6천600억원으로 줄여 정부 예산안에 반영했다. 여기에는 주한미군 시설 이전 비용이 빠져 있어 실제 액수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광주 군공항은 김해·포항과 함께 전시 주 양륙공항(Main APOD)으로 분류돼 있다.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작전과 비전투원 후송, 한미 연합 전시증원 등을 지원하는 핵심 거점이다.

그러나 군공항 기능 이전 일정은 안보 여건보다 산업단지 조성 일정에 맞춰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8월 10일 국방부에 2028년 중순까지 광주기지 기능을 다른 군공항에 임시 배치해 부지를 반도체 국가산단으로 조기에 활용할 수 있게 하라고 지시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이 일정도 "늦다"며 최대한 앞당기라고 주문했다.

국방부는 서남권 대비태세 공백을 다른 공군기지의 비상대기 전력 조정 등으로 메운다는 입장이다.

일정을 맞추려고 시설은 간이 공법으로 짓는다. 시설공사를 2028년 상반기까지 마쳐야 같은 해 중순 임시배치를 완료할 수 있어서다. 군은 정비격납고를 철골조·철근콘크리트 대신 천막 형태의 골조 막구조로, 비행대대와 일선정비중대 건물은 모듈러형으로 세우기로 했다. 항공기 엄체호는 방호벽 형태의 리베트먼트로 대신한다. 이들 시설은 임시배치용이지만 무안 군공항 이전 뒤에도 계속 쓰인다.

광주에 주둔한 제1전투비행단(1전비)은 임시 해체된다. 소속 2개 대대는 예천으로 이동하고, 예천기지의 기존 1개 대대는 자리를 내주고 중원기지로 옮긴다. 필수 병력의 약 40%만 예천과 서산 비행단에 각각 약 25%, 15% 규모로 편성하고, 나머지 약 60%는 다른 부대나 정책부서로 분산 배치한다. 1전비는 무안 군공항 이전 때 재창설할 계획이다.

전투기 조종사 양성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군도 광주기지보다 비행훈련 탑승 횟수가 줄어 비행교육훈련이 늦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광주기지에서 T-50 고등과정은 약 8개월간 50여회, TA-50 전술입문과정은 약 6개월간 40여회 탑승 훈련을 한다. 그러나 대책은 훈련 여건 보장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원론에 그친다.

전력 수용 지역 주민 대책도 사후 조치 위주다. 소음 피해 보상은 임시배치를 마친 뒤 소음영향도 조사를 다시 해 추진하고, 주민 설명회는 필요할 때만 열기로 했다. 예천군의회는 지난달 10일 광주 군공항 전력의 예천 배치에 반대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강 의원은 "최근 한미 간 안보 현안을 둘러싼 이견과 갈등이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유사시 미군 병력과 장비 등이 전개되는 핵심 주 양륙공항인 광주 군공항의 조기 폐쇄는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이재명 정부는 공군 전력 재배치에 속도전만 높일 것이 아니라 미국과의 합의 결과부터 도출해 국민께 설명하고 임시 배치 지역 주민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